승률 0.875. 올 시즌 울산 모비스의 기세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한마디로 설명하는 수치다. 최근 11연승도 달렸다. 지난 한 달간 패배를 몰랐다. 16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는데, 꼴찌 서울 삼성과의 승차가 무려 10경기다. 꿩 잡는 매는 따로 있었다.
서울 에스케이(SK)가 2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에서 77-68로 모비스를 꺾었다. 1, 2위 팀간 맞대결다웠다. 경기 종료 1분 전까지 승패를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치열했다. 에스케이 공격의 핵인 김민수가 22점, 7튄공, 4블록슛 등 전방위 활약을 펼치며 승부의 추를 가져왔다. 1골 안팎 박빙 승부가 이어지던 4쿼터에만 8점을 넣었고, 블록슛 2개로 결정적인 공격권을 따내며 승리를 이끌었다. 모비스 함지훈(13점)과의 포워드 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김민수는 최근 4경기 연속 20점 이상을 올리면서 절정의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다.
국가대표팀 주전 선수들끼리 맞붙은 포인트 가드 대결에서도 에스케이가 판정승을 거뒀다. 에스케이 김선형(14점·3도움)이 4개의 가로채기와 경기 막판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슛으로 팀 승리를 도왔다. 경기 뒤 김선형은 “모비스가 1위 팀인데다 우리와 포워드 라이벌 구도가 있어서 늘 힘든 경기를 한다. 볼거리를 많이 만들면서 이겨서 기쁘다”고 말했다. 문경은 에스케이 감독은 “연습 때 약속한 수비가 잘 먹히면서 공격도 살아났다. 모비스의 공격이 워낙 빨라서 수비 전환을 빨리 하고, 양동근의 패스를 차단하는 데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에스케이는 5연승을 달리며 단독 2위로 올라섰다.
모비스는 연승 행진이 ‘11’에서 멈췄다. 핵심 공격수 문태영(5점·3튄공)이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으로 2쿼터 이후 전력에서 이탈한 게 아쉬웠다. 경기 도중 유재학 감독이 “공격에서 과정이 없다”고 지적했지만, 그 구실을 해줘야 할 문태영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고양에선 인천 전자랜드가 69-55로 안방팀 오리온스를 완파했다. 오리온스를 전반 27점으로 묶는 짠물 수비가 주효했다. 전자랜드는 시즌 첫 3연승을 달리며 공동 5위로 올랐다. 오리온스는 시즌 두번째 3연패에 빠졌다. 팀 전력의 핵으로 자리잡은 신인 이승현이 2점(3튄공)에 그친 게 아쉬웠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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