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최하위서 5위 도약
스타선수 없지만 ‘팀워크의 힘’
스타선수 없지만 ‘팀워크의 힘’
인천 전자랜드는 시즌 전 약체로 분류됐다. 막상 뚜껑을 열자 3라운드 초반 5위를 달리며 선두권 문턱에 다가섰다. 지난달 29일에는 무려 3년9개월 만에 6연승을 달렸다. 이날 승리는 9연패 중인 전자랜드가 피 말리는 중위권 싸움을 선두에서 끌고 나가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시즌 초반 최하위 늪에 빠졌지만, 정규리그 반환점을 돌기 전 중위권에 자리를 틀었다. 순위를 끌어올린 연승 과정도 좋다. 부산 케이티(KT), 안양 케이지시(KGC), 창원 엘지(LG) 등 중위권 경쟁 상대 세 팀을 모두 물리쳤고, 선두권 고양 오리온스와 울산 모비스도 전자랜드의 연승 제물이 됐다. 시즌 초반 뒷심 부족으로 번번이 역전패 당하던 모습도 달라지고 있다. 특히 모비스를 상대로 4쿼터에만 14점을 따라잡은 뒤 연장 끝에 승리를 따냈다. ‘4쿼터의 팀’으로 불리는 모비스는 올 시즌 4쿼터 실점이 18.2점에 불과한데, 전자랜드가 4쿼터에만 29점을 폭발시킬 만큼 뒷심도 강해졌다.
전자랜드는 독특한 색깔의 팀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에이스인 정영삼(30)부터 이름값으로 농구하는 선수와는 거리가 멀다. 정영삼은 “우리 팀은 고만고만한 선수들로 구성된 게 약점처럼 보이지만, 한 선수가 막히면 비슷한 기량의 다른 선수가 경기를 풀어간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전자랜드는 올 시즌에도 팀 경기당 평균 득점에서 중위권에 겨우 턱걸이를 하고 있다. 튄공잡기·도움주기·가로채기·2점슛 등 공수 전반에서 7~8위에 이를 만큼 ‘평범 이하’의 수치를 보이고 있다. 정영삼을 앞세워 유일하게 팀 3점슛 부문에서만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개인기록에서도 3점슛 부문의 정영삼과 득점, 자유투 부문에서 리카르도 포웰을 빼면 개인기록 전 부문에서 5위권에 든 선수가 없다.
유도훈 감독은 ‘팀워크를 바탕으로 한 벌떼 농구’를 강조한다. 유 감독은 “우리 팀이 높이 쪽에서 항상 부담을 안고 있는 만큼 선수들이 더 준비하고 한발 더 뛰지 않으면 다시 위험해질 수 있다”며 “다른 구단은 경험 많은 2∼3명의 선수가 주축이고 신예가 이들을 보조하지만, 우리는 모든 선수들이 항상 도전하면서 경기를 푼다”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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