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상대 88-77
주장 신명호 포인트가드 펄펄
장염 김태술 공백 씻어
지독했던 9연패 악몽 탈출
주장 신명호 포인트가드 펄펄
장염 김태술 공백 씻어
지독했던 9연패 악몽 탈출
“(김)태술이가 못 왔어. 가드진이 전멸이라니까.”
10연패 위기에 몰린 허재 전주 케이씨씨(KCC) 감독의 말은 엄살이 아니었다. 박경상(24·180㎝)의 발목 부상 회복이 더뎌지면서 백업 가드 없이 인천 원정을 떠난 상황이었다. 설상가상, 경기 당일 주전 가드 김태술(30·180㎝)마저 갑작스런 장염 증상을 호소했다. 포인트가드로 쓸 수 있는 전력이 사실상 정의한(30·184㎝) 정도뿐이었다. 팀 최다연패 타이 기록을 앞두고 그나마 희망적이었던 것은 대들보 하승진(29·221㎝)의 복귀였다. 허 감독은 “어려워도 해야 한다. 다행히 승진이 몸이 가볍다”고 했다. 허 감독의 기대대로였다. 하승진이 11일 만에 부상 복귀 첫 경기에서 팀을 구했다.
케이씨씨는 2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농구에서 안방팀 전자랜드를 88-77로 꺾었다. 지난달 4일 이후 무려 한달여 만의 승리였다. 당시 승리 상대도 전자랜드였다. 지독한 9연패 사슬도 끊었다. 하승진이 25분간 뛰며 8득점, 6튄공을 뽑았다. 기록으로 보이지 않는 하승진의 존재감은 컸다. 상대팀 유도훈 감독은 “하승진이 나올 걸로 예상하고 미리 준비를 했다”며 골 밑에 수비를 집중시켰다. 그러자 케이씨씨는 헐거워진 외곽에서 40%가 넘는 확률로 3점슛 9개를 쏟아부었다. 하승진은 66-58로 앞서던 4쿼터 5분께 결정적인 튄공잡기에 이어 골밑슛을 꽂아 넣으면서 추격에 나선 전자랜드의 기세를 완전히 꺾었다. 곧바로 타일러 윌커슨(30점·6튄공)이 덩크슛과 추가 자유투를 넣어 쐐기를 박았다.
주장 신명호(31·184㎝)가 구멍난 포인트가드 자리를 완벽하게 대체했다. 올 시즌 처음 이 포지션에서 뛴 신명호는 도움 8개를 기록하면서 김태술의 공백을 잊게 했다. 그는 공격에서도 올 시즌 20경기 만에 첫 3점포를 포함해 9점을 따냈다. 지난 20경기 동안 평균 8분가량을 뛰었는데, 이날 무려 28분을 뛰면서 경기를 주도했다. 경기 뒤 그는 “연패 탓에 힘든 순간을 보냈는데 울컥할 정도로 기쁘다. 팀이 ‘슬로스타터’로 알려졌는데 시즌이 중반에 접어든 만큼 힘을 낼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지후(3점슛 6개·20점)와 윌커슨이 50점을 합작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전자랜드(9승12패)는 최근 6연승 행진이 멈추면서 부산 케이티(KT)에 공동 5위를 허용했다. 주공격수 정영삼(10점)의 외곽슛이 잇따라 림을 벗어난데다, 성공률 50%에 불과했던 2점슛에 대한 집중력도 아쉬웠다.
인천/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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