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3명·D리그에 7명 보내
남은 9명으론 공수훈련 못해
‘D리그 7명 유지’ 규정 바뀐 탓
남은 9명으론 공수훈련 못해
‘D리그 7명 유지’ 규정 바뀐 탓
지난 1일 전주 케이씨씨(KCC) 팀 훈련에 권철현 매니저가 선수용 조끼를 입고 나타났다. 선수들의 훈련 상대가 되어주기 위해서였다. 이날 케이씨씨 1군에 남은 선수는 9명에 불과했다. 공격과 수비로 두 팀을 나눌 인원이 안 되자 궁여지책으로 선수단을 뒷바라지하는 매니저를 훈련에 동원한 것이다. 이튿날 경기에 나선 허재 케이씨씨 감독은 “선수가 모자라서 패턴 연습을 할 수가 없었다. 실전 경기를 앞두고 연습을 안 할 수도 없어서 매니저가 상대 공격수 구실을 해줬다”며 허탈하게 웃었다.
케이씨씨는 1군 등록 선수 19명 가운데 부상 등 여파로 선수 3명이 개점 휴업 상태다. 여기에 2군 리그 격인 디(D)리그에 선수 7명을 보내면서 출전 가능한 선수가 한 자릿수로 줄었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올 시즌 도입한 디리그에 구단별 출전 가능 선수를 7명 이상 유지하도록 명문화했다. 그동안 존재감 없이 운영되던 2군 리그를 본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취지였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2군 리그는 각 팀이 가까스로 5명을 채워 5반칙을 해도 퇴장을 당하지 않고 경기를 치르는 웃지 못할 일이 발생했다.
올 시즌 디리그에는 5개 프로 구단(케이씨씨·삼성·에스케이·오리온스·전자랜드)과 엘지를 뺀 나머지 4개 팀의 연합팀, 상무를 더해 모두 7개 팀이 리그를 펼치고 있다. 다른 구단들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디리그가 비주전급 선수들의 기회 확대와 주전급 선수들의 경쟁력 강화, 심판 자질 검증 등 애초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