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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허리운동 장비를 ‘급소’에 걸쳐야 하는 사정

등록 2015-01-14 15:44

안장 높이 130㎝ 자전거
다리 높이 100㎝ 침대
천장에 닿을 듯한 샤워기 헤드
‘높이’ 남다른 LG 챔피언스파크 용품들
경기도 이천 엘지(LG) 챔피언스파크 체력 단련장에 일반인들은 오르기 조차 힘든 헬스 자전거가 한 대 있다. 안장 높이가 무려 130㎝에 이른다. 웬만한 사람들의 명치께 높이다. 안장과 페달 사이 거리도 100㎝를 훌쩍 넘는다. 낑낑 거리며 안장에 올라봐도 페달까지 발도 닿지 않는다.

13일 경기도 이천 엘지(LG) 챔피언스파크 체력 단련장에서 김덕원 트레이너가 장신 농구 선수들이 주로 쓰는 헬스 자전거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13일 경기도 이천 엘지(LG) 챔피언스파크 체력 단련장에서 김덕원 트레이너가 장신 농구 선수들이 주로 쓰는 헬스 자전거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당연히 사용자는 극히 제한돼 있다. 국내 선수 가운데 농구단(세이커스) 김종규(207㎝), 류종현(205㎝) 등으로 모두 200㎝를 넘는 ‘거인급 선수’들이다. 이들 외에는 크리스 메시(199㎝)나 데이본 제퍼슨(198㎝) 같은 외국인 선수들이 주로 쓴다. 높이 조절이 가능하지만, 함께 챔피언스파크를 이용하는 야구단(트윈스) 선수들은 암묵적으로 이 자전거를 손대지 않는다.

농구단 쪽은 팀 평균신장이 192㎝에 이른다. 비범한 체격 조건 탓에 훈련에 애를 먹는 경우도 있다. 허리 강화 훈련을 하는 ‘백익스텐션’의 경우 지지대를 복근에 걸치고 상체를 들어올려야 하는데, 장신 선수들은 지지대가 ‘급소’ 부위에 닿아 통증을 호소한다. 13일 김덕원 트레이너는 “미국 수입 제품이라 한국인 평균 체형보다 크게 만들어졌는데도, 센터급 선수들한테는 맞지 않는다. 이들은 불가피하게 대체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이천 엘지(LG) 챔피언스파크 농구단 숙소에는 높이 100㎝를 넘는 침대가 있다. 구단 버스를 운전하는 권순일씨는 침대에 오르내리기 위해 나무 상자 형태의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도 이천 엘지(LG) 챔피언스파크 농구단 숙소에는 높이 100㎝를 넘는 침대가 있다. 구단 버스를 운전하는 권순일씨는 침대에 오르내리기 위해 나무 상자 형태의 발판을 마련했다.
챔피언스파크는 라커룸 등을 농구, 야구 선수단 120명 이상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평범 이상의 체형을 가진 농구단에는 따로 배려가 필요하다. 야구단과 농구단이 함께 쓰는 샤워실에는 일부 샤워기 헤드가 천정에 닿을 듯 높게 설치돼 있다. 구본준 엘지 스포츠 구단주가 “농구 선수들이 야구단과 같은 공간을 쓰는 만큼 서로 불편하지 않도록 시설에 신경을 써주라”는 특별 지시를 했다고 한다. 숙소에서도 이런 배려가 눈에 띈다. 농구단 쪽 침대 높이는 100㎝를 훌쩍 넘는다. 키 200㎝ 안팎이 즐비한 선수들이 침대에 걸터앉을 때, 다리가 불편하지 않게 일괄 주문 제작한 것이다. 야구단 숙소 침대 높이는 40㎝ 정도에 불과하다. 임승규 야구단 운영팀 차장은 “농구단 침대로 가면 우리 선수들은 뛰어도 못 올라간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허진석 엘지 농구단 매니저가 13일 경기도 이천 엘지(LG) 챔피언스파크 농구단 숙소에서 자신의 허리께 높이까지 올라오는 침대를 바라보고 있다.
허진석 엘지 농구단 매니저가 13일 경기도 이천 엘지(LG) 챔피언스파크 농구단 숙소에서 자신의 허리께 높이까지 올라오는 침대를 바라보고 있다.
농구단 내 ‘보통 사람’들은 어찌해야 할까? 일부는 침대에 올라가는 전용 발판을 마련했다. 숙소에서 함께 생활하며 구단 버스를 운전하는 권순일씨 같은 경우다. 키가 170㎝대에 불과한 가드진 김시래(178㎝), 정성수(174㎝) 등은 농구 선수 특유의 점프력을 활용해 침대로 뛰어 올라간다고 한다.

이천/글·사진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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