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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시련 넘어…“임오경 언니처럼 우생순 전설 되고파”

등록 2015-02-16 18:53수정 2015-02-16 20:50

이효진 선수.
이효진 선수.
여자핸드볼 ‘신세대 에이스’ 이효진
임오경·김온아 잇는 대형 센터백
체격 작지만 스피드·패스 좋아
“수비 사이 슈팅…골키퍼가 못봐”
임의탈퇴 마음 고생…SK서 ‘둥지’
“언젠가 유럽 빅클럽서 뛰고 싶어”
이효진(21·SK 슈가글라이더즈)은 한국 여자 핸드볼 센터백 계보를 잇는 신세대 에이스다. 센터백은 코트 한가운데서 공을 배분하고 팀 공격을 조율해 ‘전력의 절반’이라 불릴 만큼 중요한 자리다. 한국 여자 핸드볼에서 임오경(44·서울시청 감독), 김온아(27·인천시청) 같은 걸출한 센터백이 ‘우생순 신화’를 만들었다. 주니어 시절 이효진의 활약은 이들을 뛰어넘었다. 2012년 세계여자주니어선수권에서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당시 한국이 6위에 그쳤는데도 최우수선수에 뽑힐 만큼 단연 뛰어났다. 지난해 같은 대회에서는 한국의 사상 첫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에는 최우수선수, 득점왕(64골), 베스트7 등 3관왕을 휩쓸었다.

13일 서울 올림픽공원 에스케이 구단 훈련장에서 만난 이효진은 “임오경 선생님 같은 ‘핸드볼의 전설’로 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성산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에 핸드볼팀이 막 생겼는데 재밌다더라”는 친구 얘기를 듣고 핸드볼과 인연을 맺었다. 휘경여중-휘경여고를 거치며 국내에서 이미 초특급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고2 때 국내 주요 4개 대회에서 싹쓸이 우승을 이끌며 대형 센터백의 탄생을 예고했다. 이듬해 국내 여자 실업 핸드볼에 처음 도입한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경남개발공사에 선발됐고, 입단 첫해 핸드볼코리아리그 신인왕에 올랐다.

키 168㎝, 몸무게 56㎏. 핸드볼 선수로는 왜소한 체격이다. 키 180㎝ 안팎 선수들이 즐비한 유럽 중앙 수비수들을 상대할 때는 더 작게 느껴진다. 점프도 탁월한 편이 아니다. 하지만 엄청난 스피드로 공격진을 끌고 나간 뒤, 예상치 못한 곳으로 찔러주는 송곳 같은 패스가 일품이다. 강한 손목으로 때리는 슈팅도 정평이 나 해결사로도 제격이다.

“체격에 약점이 있어서 수비수들 사이로 슈팅을 해요. 점프를 해도 어차피 유럽 선수들 손 아래니까 아예 숨어서 때리는 거죠. 골키퍼는 수비에 가려서 제가 있었는지도 잘 모르나 봐요.(웃음)” 센터백은 팀에 대한 책임감, 선수 사이의 리더십,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두루 갖춰야 하는 자리다. 그는 “경기 도중 조급함을 조절 못하거나 공격에 비해 수비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하나씩 고쳐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효진은 최근 심한 마음고생을 겪었다. 지난해 전 소속팀이던 경남개발공사에서 연봉 조정 신청 등 갈등 끝에 임의 탈퇴 선수가 됐다. 20살에 불과한 나이에 채 꽃피우지도 못하고 선수 생활을 접을 생각까지 했다. 지난달 에스케이는 전 소속팀에 입단 계약금을 보전해주고 이효진을 데려왔다. 강경택(43) 에스케이 감독은 “몸만 만들어지면 소속팀뿐 아니라 한국 여자 핸드볼에 큰 구실을 할 선수”라고 평가했다.

어렵게 새 둥지를 찾은 만큼 이효진은 올 시즌 팀 성적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괜히 힘들게 데려왔다는 소리는 듣지 않아야죠. 팀이 3강 플레이오프 진출하는 데 힘이 되고 싶어요. 더 큰 욕심도 있어요. 우선 임오경 선생님이나 김온아 언니 같은 선수가 될 거예요. 그리고 언젠가 유럽 빅클럽에 꼭 나가보고 싶어요.”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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