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정규리그 막판 우승경쟁
‘2.5경기차’ SK 역전 가능성도
‘2.5경기차’ SK 역전 가능성도
프로농구 정규리그 막판 우승 경쟁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
뜨거운 분위기를 달군 것은 ‘초보 사령탑’ 김영만(43) 감독이 이끄는 원주 동부다. 정규리그 최종 4경기를 남긴 가운데 동부는 울산 모비스와 반 경기 차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애초 ‘다크호스’ 정도로 분류됐지만, 시즌 중반을 지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달 1일 이후 8할에 육박하는 승률을 기록하며 단숨에 우승 문턱으로 다가섰다. 최근 수년간 힘을 쓰지 못했던 동부 특유의 ‘장신 수비 농구’가 완전히 되살아났다.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60점대 실점률의 ‘짠물 농구’를 펼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인천 전자랜드를 47점으로 묶고, 1099일 만에 정규리그 선두 자리에 올랐다. 김영만 감독은 “수비가 강해진 게 상승세의 원동력이다. 한 계단씩 오른다는 심정으로 플레이오프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은 경기에서 창원 엘지(LG), 서울 에스케이(SK) 등 상위권 팀을 상대해야 한다. 실낱같은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남긴 부산 케이티(KT)도 사활을 건 맞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고비를 넘으면 약체 서울 삼성과의 최종전이 남아 있어 2011~2012 시즌 이후 세 시즌 만에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를 챙길 여지가 충분하다.
모비스는 시즌 내내 ‘0순위 우승 후보’로 꼽혔다. 1라운드 이후 한번도 우승권에서 이탈한 적이 없다. 하지만 최근 급격히 체질이 약해졌다. 지난달 이후 5할 승률에 턱걸이하고 있다. 그사이 세 차례나 2연패를 당했다. 도움주기 1위를 비롯해 득점, 튄공잡기, 가로채기 등 주요 공격 부문 상위권에 올랐지만 전반기에 보였던 위력은 온데간데없다. 상대적으로 수월한 경기 일정에 기대를 걸고 있다. 남은 네 경기 상대가 케이지시(KGC), 삼성, 전자랜드, 케이티 등 6위 이하 팀들이다.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가 사실상 결정된 상태여서 모비스에 전력을 쏟을 동기도 뚜렷하지 않다. 유재학(52) 모비스 감독은 “정규리그 1위를 하려고 애쓰지 않겠다. 마음을 비우고 남은 경기를 치르겠다”고 말하고 있다.
선두와 2.5경기 차 3위를 달리고 있는 에스케이의 역전 우승 가능성도 살아 있다. 다음달 1일 예정된 동부와의 맞대결이 우승을 가리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에스케이가 남은 5경기에서 8할대 승률을 기록한다면, 다음달 5일 10팀이 동시에 나서는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우승을 노려볼 수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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