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개막 16연승 등 질주
4경기 남기고 우승 확정 지어
내달말 통합 3연패 도전 ‘여유’
4경기 남기고 우승 확정 지어
내달말 통합 3연패 도전 ‘여유’
여자 프로농구 춘천 우리은행이 정규리그 3연패를 달성했다. 한때 네 시즌 연속 정규리그 최하위를 기록하며 ‘여자 농구의 미운 오리’ ‘만년 꼴찌’로 불리던 우리은행은 여자 농구 신흥 명문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우리은행은 23일 강원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WKBL) 구리 케이디비(KDB)생명과의 경기에서 74-71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26승5패를 기록한 우리은행은 2위 신한은행(21승9패)과 승차를 4.5경기로 벌렸다. 우리은행이 정규리그 잔여 4경기를 모두 지고 신한은행이 5경기를 모두 이길 경우 나란히 26승9패가 되지만, 상대 전적에서 4승2패로 앞선 우리은행이 일찌감치 자력 우승을 확정했다.
우승 축포를 터뜨렸지만, 내용 면에서는 꼴찌 케이디비생명에 진땀을 뺐다. 4쿼터 막판 턱밑까지 추격당한 위성우(43) 우리은행 감독이 “너희들이 이렇게 흐트러져도 될 만큼 잘하느냐”고 호통칠 정도로 위기를 겪었다. 경기 종료 1분 전 3점 차까지 쫓긴 상황에서 대들보 임영희(20점·7도움)가 결정적인 골밑 슛과 상대 반칙을 유도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임영희와 함께 샤샤 굿렛이 45점을 합작했다. 경기 뒤 임영희는 “정규리그 3연패가 쉽지 않은 기록인데 해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은 만큼 오늘만 기뻐하고 내일은 또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로 우리은행은 2012~2013 시즌 이후 정규리그 3연패를 달성했다. 팀 역사상 여덟번째 정규리그 우승으로, 여자 농구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음달 22일로 예정된 챔피언결정전에서 통합(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동시 우승) 3연패 대기록을 노린다. 정규리그 우승팀은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는 만큼 한달 가까이 팀을 정비할 여유도 얻었다.
우리은행은 지난 두 시즌 통합 챔피언을 지낸 탄탄한 전력을 바탕으로 올 시즌 초반부터 거침없는 행진을 이어왔다. 개막 뒤 두달여간 16연승을 달리며 역대 개막 이후 최다 연승 기록을 다시 썼다. 지난 시즌부터 지난달 9일까지 안방 16연승을 기록하며 역대 안방 최다 연승 타이(2011~2012 시즌 신한은행) 기록도 세웠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평균 득점 70점대를 기록할 만큼 공격력이 막강하다. 경기당 15개가 넘는 팀 도움주기(1위)를 기록하는 등 조직력도 탄탄하다.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만큼 전력에 기복도 거의 없어 다른 감독들이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팀”으로 꼽는다. 이날 경기 뒤 위 감독은 “감독과 주력 선수들이 시즌 직전까지 아시안게임에 차출돼서 전력을 우려했는데 선수들이 상당히 단단해졌다. 올 시즌 이렇게 잘나갈 줄 몰랐는데 복이 많은 것 같다. 챔프전을 잘 준비해서 시즌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