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회는 지난 3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개막식 때 북한 선수를 기다리는 간절함을 표현하기 위해 애초 북한 선수단 좌석인 동쪽 하단(EA석) 588석(노란 점선)을 비워두었다. 사진 조직위원회 제공
“개막 때 기다림을 폐막 땐 그리움으로 표현하려 합니다.”
2015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회(조직위)가 폐막을 이틀 앞둔 12일 “폐막식에서는 개막 때 비워두었던 북한 선수단 자리에서 한반도의 평화 실현을 열망하는 시민 퍼포먼스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북한 선수단 자리에 앉을 관중들이 ‘우리는 만나야 한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옷을 입고, 광주의 염원을 세계와 북한에 전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조직위는 지난 3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개막식 때 동쪽 하단(EA석) 588석을 비워두어 북한 선수단을 기다리는 간절함을 전달했다. 4만3000여석의 개막식 입장권이 매진되는 상황에서 이 빈 자리는 피스버시아드(평화의 제전)의 상징이 됐다.
조직위 쪽은 “애초에는 폐막식 때도 자리를 비워두려 했다. 하지만 개막식 흥행에 고무된 시민들이 앞다퉈 폐막식 입장권을 예매하며 좌석 개방을 요구했다. 이 때문에 ‘여전히 만나고 싶다’는 그리움을 새로운 방식으로 북한에 전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조직위원장인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은 “아쉽게도 북한이 참가하지 않았지만 평화의 제전을 만들겠다는 광주의 열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광주는 대회 이후에도 여전히 북한 동포한테 가장 먼저 손을 내미는 도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윤 시장은 이어 “이번 대회에는 한반도와 세계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이들이 참가했다. 이들이 개막 때는 기다림, 폐막 때는 그리움을 표출하는 광주의 정서를 이해하고, 평화 실현에 앞장서주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앞서 윤 시장은 개막식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관람석) 빈 자리는 우리가 간절히 기다리던 북한 선수들과 응원단의 자리”라고 시민들한테 알렸다. 그는 “함께하고 싶었고, 함께할 날이 분명히 올 것”이라며 “분단 70년의 아픔을 넘어 통일의 노둣돌 놓는 일을 결코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폐막식은 오는 14일 저녁 7~10시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창조와 미래의 빛, 세상과 소통하다’라는 주제로 열린다.
광주/안관옥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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