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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알파고’ 바둑은 아직 내 상대 아냐” 승리 자신

등록 2016-02-22 20:54수정 2016-02-22 22:03

이세돌 9단이 22일 구글의 인공지능(AI) 바둑프로그램인 ‘알파고’와의 대국을 앞두고 열린 한국기원 기자회견에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와 화상으로 연결해 손을 맞댄 채 웃고 있다. 김성광 기자 <A href="mailto:flysg2@hani.co.kr">flysg2@hani.co.kr</A>
이세돌 9단이 22일 구글의 인공지능(AI) 바둑프로그램인 ‘알파고’와의 대국을 앞두고 열린 한국기원 기자회견에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와 화상으로 연결해 손을 맞댄 채 웃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인간지능-인공지능 반상격돌

다음달 9일부터 서울서 5번기
제한시간 각각 2시간·덤은 7집반
이세돌 “5-0이나 4-1 승” 밝혀

상금 11억원…전세계 유튜브 생중계
전문가들 이세돌 무난한 승리 점쳐
당일 컨디션에 따라 이변 낳을수도
“아직 알파고가 저와 승부를 논할 정도는 아니다. 5 대 0이나 4 대 1 정도가 될 것이다.”

인간계 바둑 최고수인 이세돌 9단이 구글의 인공지능(AI) 바둑프로그램인 ‘알파고’(AlphaGo)와의 5번기에 앞서 던진 출사표다. 이 말에 구글 딥마인드의 최고경영자는 환하게 웃어 보였다. 서로 “자신 있다”는 분위기다. 과연 인공지능이 체스보다 10의 100제곱 이상 수가 많은 바둑에서도 인간을 꺾을 수 있을까.

바둑인뿐 아니라 과학자, 미래학자 등 전세계인의 관심을 모으는 세기의 반상 대결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세돌 9단의 승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발달 속도가 광속으로 이뤄지고, 심리적 영향을 받는 인간과 달리 기계지능인 컴퓨터는 흔들리지 않아 이변을 배제할 수는 없다.

지난해 10월 유럽바둑챔피언인 판후이 2단(앞)이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국하고 있다. 건너편 상대는 착수 상황을 옆의 컴퓨터에 입력한 뒤 알파고가 지정해준 위치에 착점한다. 테이블 양옆은 심판과 대국 관계자. 구글 제공
지난해 10월 유럽바둑챔피언인 판후이 2단(앞)이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국하고 있다. 건너편 상대는 착수 상황을 옆의 컴퓨터에 입력한 뒤 알파고가 지정해준 위치에 착점한다. 테이블 양옆은 심판과 대국 관계자. 구글 제공
구글과 한국기원은 합동으로 22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에서 새달 9일부터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릴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진행 계획을 발표했다. 9일(1국), 10일(2국), 12일(3국), 13일(4국), 15일(5국) 다섯 판 대국이 이뤄지는데, 제한시간은 각각 2시간이며 이후 1분 초읽기 3회가 주어진다. 흑을 잡아 먼저 두는 기사에게는 7.5집을 공제하는 중국식 바둑 규칙을 적용한다. 조혜연 9단은 “대국 방식과 환경은 인간에게 유리하게 조성됐다. 초읽기는 인공지능한테도 상당히 난감한 문제일 것이다. 구글이 자신감이 있어서 양보를 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번 대결의 우승자에게는 100만달러(11억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여기에 판당 대국료, 승리수당까지 정해져 있어 만약 이세돌 9단이 다섯 판 모두 이긴다면 총 13억7500만원을 손에 쥐게 된다. 물론 이번 대국에서 상금은 중요하지 않다. 구글 딥마인드의 최고경영자인 데미스 하사비스는 이날 영국 런던-서울 화상 연결을 통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바둑의 규칙은 간단할지 몰라도 굉장히 복잡하다. 우주의 원자 수보다 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이러한 복잡성이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도전 과제였다”며 “전설적인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은 알파고의 궁극적인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파고는 최고(알파)와 바둑의 일본어(고)를 합성한 말이다.

알파고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0월 유럽 바둑 챔피언 판후이와의 대결에서 5전 전승을 거두고 인공지능 컴퓨터 역사를 새로 썼다. 3000만 수가 넘는 기보를 학습하고, 인간이 1000년간 둘 수 있는 대국을 훈련한 결과다. 기존의 인공지능과는 달리 고급 트리 검색과 심층 신경망을 결합했다. 구글 딥마인드에 따르면 이 신경망은 수백만개의 신경세포와 같은 연결고리를 포함하는 12개의 프로세스를 통해 바둑판을 분석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알파고는 상대가 어떤 수를 둘지를 예측하는 확률을 과거 44%에서 57%까지 높였다. 결국 사람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닌 ‘사람을 이기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알파고는 지금도 ‘가상 이세돌’을 상대로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하루 평균 24판의 바둑을 연습하고 있다. 이세돌을 택한 것은 최근 10년간 국제대회에서 최정상급 기사로 군림해왔고, 현재도 가장 기발하고 변화무쌍한 수를 두는 차원이 다른 기사이기 때문이다.

실제 대국에서는 이세돌과 구글 쪽의 ‘복기맨’이 등장해 최대한 자연스럽게 바둑을 두게 된다. 하사비스는 “알파고의 프로그래머이자 영국바둑협회 회원인 아자 황 5단이 알파고가 두는 수를 모니터로 확인한 뒤 직접 착수할 것이다. 아자 황은 바둑 대국 환경과 알파고 시스템 모두에 익숙하다”고 했다. 또 그는 “대국 기간에 알파고는 구글 클라우드에서 작동된다. 실제 서버가 있는 곳은 미국의 중서부다. 빠른 속도의 커넥션을 호텔과 연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세돌 9단의 우세를 조심스럽게 점쳤다. 바둑 국가대표팀 감독인 유창혁 9단은 “판후이와의 대국에서 보여준 실력이라면 싱거운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면서도 “그간 알파고의 실력이 얼마나 향상됐는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호 9단 역시 “인공지능이 프로기사와 대국할 정도로 발전했다는 것에 많이 놀랐다. 재밌는 승부가 될 것이지만 이번엔 이세돌 9단이 승리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번 대국은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에 한국어와 영어로 생중계된다.

권승록 기자 ro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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