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밤 말레이시아 스름반 파로이의 투안쿠 압둘 라흐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차전에서 0-0으로 비긴 시리아 선수들이 좋아하자, 기성용(오른쪽) 등 한국 선수들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스름반/연합뉴스
골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오히려 시리아의 기습공격에 몇차례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골키퍼 김승규(빗셀 고베)의 슈퍼 세이브가 돋보였다. 고온 다습한 기후에 익숙지 않은 떡잔디 경기장. 말레이시아 원정 경기는 쉽지 않았다. 울리 슈틸리케(62) 감독의 셔츠가 완전히 젖을 정도.
밀집수비에 늑장플레이, 시리아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을 질리게 했다. 그러나 태극전사들은 이런 악조건을 극복해낼 능력이 부족했다. 조직적인 공격과 짜임새 있는 패스를 보여주지 못하는 등 힘을 쓰지 못했다.
6일 밤 말레이시아 스름반 파로이의 투안쿠 압둘 라흐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차전.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 48위인 한국 축구대표팀은 105위인 복병 시리아를 맞아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완강한 수비에 막혀 0-0으로 비기고 말았다.
지난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중국을 3-2로 눌렀던 한국은 1승1무 승점 4를 기록하며 제동이 걸렸다. 한수 아래인 시리아를 상대로 승점 1밖에 얻지 못함으로써 앞으로의 남은 경기가 다소 부담스럽게 됐다. 10월6일 카타르와의 안방 3차전, 10월11일 이란과의 원정 4차전, 10월1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안방 5차전 등이 올해 예정돼 있다. 내년에는 3월2일 중국과의 원정 6차전을 시작으로 9월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 최종 10차전까지 모두 5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A조 풀리그에서 2위 안에 들어야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직행하고, 3위를 하면 기회는 있지만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중국전에서 맹활약한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을 원톱,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재성(전북 현대)을 공격 2선에 배치하는 등 4-2-3-1 전술을 가동했다.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는 기성용(스완지시티)과 한국영(알가라파)이 맡았다. 포백은 왼쪽부터 오재석(감바 오사카), 김영권(광저우 헝다), 장현수(광저우 푸리), 이용(상주 상무)이 포진했다.
한국은 전반 내내 시리아를 몰아붙였으나 좀처럼 골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전반 7분 지동원의 패스 뒤 구자철이 문전으로 파고들며 골키퍼와 정면으로 맞서 넘어지면서 슛을 했으나 아쉽게 걸리고 말았다. 17분에는 골지역 왼쪽에서의 한국영의 왼발슛도 상대 수비에 막혔다. 27분에는 구자철 왼쪽 프리킥 때 김영권이 골문으로 파고들며 헤딩슛을 날렸지만 공중으로 뜨고 말았다. 35분 기성용이 벌칙구역 오른쪽으로 파고들며 강한 오른발슛을 시도했는데 골문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갔다.
김승규는 전반 8분 마흐무드 알 마와스의 강력한 중거리슛을 몸을 날리며 막아냈다. 그는 또 후반 15분과 33분 두차례 시리아의 결정적 헤딩슛을 몸을 던져 막아내는 등 빛나는 선방을 보여줬다. 시리아 골키퍼 이브라힘 알마는 슛을 막아낸 뒤 번번이 경기장에 아프다고 누워버리는 등 고의로 늑장플레이를 펼쳤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21분 이재성 대신 황희찬(잘츠부르크), 30분 권창훈(수원 삼성)을 투입해 반전을 노렸으나 교체 선수들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리아의 늑장플레이에 심판진은 후반 6분의 추가시간을 줬고, 이후에도 3분 더 경기가 진행됐으나 골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차전
시리아(1무1패) 0-0 한국(1승1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