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MLB)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강정호가 26일(한국시간) 미국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안방경기에서 7회말 시즌 20홈런을 기록한 뒤 손을 치켜든 채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강정호는 아시아 출신 내야수로는 첫 메이저리그 20홈런을 달성했다. 피츠버그/연합뉴스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아시아 출신 내야수로는 처음으로 미국프로야구(MLB) 메이저리그에서 시즌 20홈런을 달성했다.
강정호는 26일(한국시각) 미국 피츠버그 피엔시(PNC)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안방경기에 4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7회말 5-5로 팽팽히 맞선 2사 1루에서 4번째 타석에 들어간 강정호는 상대 투수 코다 글로버의 155㎞ 싱커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17일 신시내티전 이후 9일 만에 나온 홈런포이자 전날 3안타에 이은 2경기 연속 멀티히트다.
이로써 강정호는 아시아 출신 내야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한국인 선수로는 추신수(2009·2010·2015년)이후 두 번째 기록이다. 아시아 출신 내야수의 최다홈런은 2006년 이구치 다다히토(시카고 화이트삭스)가 기록한 18개였다. 강정호는 정규시즌 7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홈런 2개를 추가하면 추신수와 한국인 최다홈런(22개) 타이를 이루게 된다. 피츠버그는 이날 강정호의 홈런으로 7-5로 앞서갔지만 8회초 불펜이 무너지면서 5점을 내줘 패배했다.
강정호는 3회말에 벤치클리어링에 휘말리기도 했다. 3회초 워싱턴의 브라이스 하퍼가 3루타를 친 뒤 3루로 내달리는 과정에서 3루수 강정호는 이를 막기 위해 속임수 동작을 취했다. 무난하게 3루를 밟은 거라 예상했던 하퍼는 강정호의 동작을 보고 자세를 바꿔 황급히 슬라이딩을 했다. 이 과정에서 하퍼의 손이 베이스에 부딪혀 하퍼는 부상을 입었고 3회말 교체됐다. 이에 상대 선발 앤드류 콜이 3회말 2사에 타격에 들어선 강정호에게 보복성 위협구를 던졌다. 고의성이 짙다고 판단한 조던 베이커 구심은 곧바로 콜의 퇴장을 명령했다. 벤치에 있던 강정호의 팀 동료 프란시스코 세르벨리와 대기 타석의 션 로드리게스도 거칠게 항의했다. 그러자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쏟아져나와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났다.
경기 뒤 인터뷰에서 강정호는 “하퍼를 다치게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공이 중계되는 과정에서 속임수 동작으로 하퍼를 3루에 묶어둬야겠다고 생각해서 나온 기본적인 플레이였다”고 했다. 이어 강정호는 하퍼가 슬라이딩을 한 뒤 욕설을 내뱉은 데 대해 “속으로 미안하기는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초구 직구가 머리 위로 날아온 것에 대해서는 “설마 그런 공이 올지는 몰랐다. 위협구가 와서 깜짝 놀랐다”며 “맞으면 부상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했다”고 전했다.
권승록 기자 ro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