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과 NC의 경기. 8회말 2사 2루에서 두산 양의지가 1타점 2루타를 날리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10점 만점에 10점이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한국시리즈 2차전을 끝내고 포수 양의지에 대해 내린 평가다.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엔씨(NC)의 한국시리즈 2차전. 엔씨(NC) 선발 에릭 해커의 폭투와 두산 김재환의 솔로포로 3-1로 달아난 8회말 2사 2루에서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가 타석에 들어서자 잠실야구장은 양의지를 연호하는 함성으로 터져나갈 듯 했다. 양의지는 4회말 팀의 선취점을 뽑아낸 적시타를 이미 터뜨린 상태. 그는 8회말에도 승부의 쐐기를 박는 1타점 2루타를 쳐낸 뒤 안방팬들을 향해 손을 치켜들었다. 4타수 3안타 2타점. 2차전 최우수선수(MVP)는 양의지의 몫이었다. 그는 경기 뒤 “첫 타점을 올린 적시타가 다소 빗맞았는데 그래도 운이 좋게 안타가 되면서 타격이 잘 풀린 것 같다”면서 이날 활약에 대해 설명했다.
양의지는 올해 정규시즌 엔씨전에서 49타수 4안타, 타율 0.082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전날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2차전에선 7번으로 타순도 밀렸다. 그런 양의지가 이날 2타점을 뽑아내며 팀의 2연승을 이끌어낸 것이다.
팀의 안방마님으로서도 그는 맹활약 하고 있다. 1차전에선 더스틴 니퍼트의 8이닝 무실점을, 2차전에선 장원준의 8⅔이닝 1실점 호투를 보좌했다. 양의지는 이날 경기 뒤 “원래는 속구와 슬라이더, 커브를 많이 던졌는데, 볼 배합에 변화를 줬다. 오른손 타자에게 슬라이더, 왼손 타자 상대로는 체인지업을 많이 썼는데 잘 통했다”고 밝혔다. 양 팀은 11월1일 엔씨 안방인 마산야구장으로 넘어가 한국시리즈 3∼5차전을 치른다. 그는 “엔씨 타자들이 마지막에 좋은 타구를 많이 쳐서 3차전에서는 감이 많이 올라올 것 같다. 공부해서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광주 진흥고를 졸업하고 두산에 입단한 양의지는 2007년 1군에서 딱 3타석만 출전하고 경찰청에 입대했다. 퓨처스리그에서 활약한 양의지는 두산의 1군 포수진에 합류했다. 이어 첫 선발 포수 출장경기인 2010년 3월30일 넥센전에서 2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사실상 주전 자리를 확보했다. 양의지는 현재 강민호와 더불어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포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권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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