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김재환이 1일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 엔씨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선제 솔로 홈런을 친 뒤 홈을 밟고 있다.창원/연합뉴스
1일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엔씨(NC)의 한국시리즈 3차전. 엔씨 선발 최금강의 호투에 두산은 4회까지 단 한 번도 진루에 성공하지 못했다. 침묵을 깬 건 두산의 4번타자 김재환이었다. 그는 0-0으로 맞선 5회초 선두 타자로 나와 최금강의 139㎞ 속구를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비거리 115m)을 터뜨렸다. 한국시리즈 2차전에 이은 2경기 연속 홈런이다. 지난 10월30일 잠실에서 치른 2차전, 2-1로 앞선 8회말 김재환은 승부의 쐐기를 박는 1점 홈런을 터뜨린 바 있다. 두산은 김재환의 홈런을 앞세워 한국시리즈 3연승을 내달렸다.
인천고를 졸업하고 2008년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4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김재환은 거포 유망주였다. 그러나 프로 무대는 냉정했다. 포수로 좀처럼 자리를 잡을 수 없었다. 1년 만에 상무에 입대해 팬들의 관심에서 서서히 잊혀 갔다. 그러던 2014년 52경기에 나와 타율 0.306 3홈런 13타점을 기록하며 재기의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두산의 사령탑을 맡은 김태형 감독도 이를 눈여겨봤다. 김 감독은 “외야가 넓은 잠실에서는 박건우를 기용하고, 외야가 좁은 구장에서는 김재환을 내보내도 될 것 같다”며 김재환의 장타력을 십분 활용하고 싶다는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김재환의 잠재력은 올 시즌 만개했다. 13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5 37홈런 124타점을 기록했다. 2016 케이비오(KBO)리그 홈런 3위, 타점 3위로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해를 보냈다. 엔씨전에서도 13경기에 나와 타율 0.347 5홈런 10타점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엔씨의 안방인 마산야구장은 김재환이 방문 경기 중 가장 많은 홈런(4홈런)을 때려낸 곳이다. 김재환은 한국시리즈에서 두 팀 중 선수들 중 유일하게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창원/권승록 기자 ro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