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열린 2017 세계야구클래식(WBC) 기술위원회를 마친 김인식 감독이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불펜이 약점이지만, 올해 여러 불미스러운 일이 많았다. 깨끗한 야구를 해야한다.”
내년 3월 열릴 세계야구클래식(WBC)의 사령탑을 맡은 김인식(69) 감독은 메이저리거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엔트리에서 제외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김 감독은 “(오승환을 제외해) 최고 전력을 꾸리지 못한 아쉬움은 있다”면서도 “오른손 선발에서 확실한 선수가 없어 불펜을 두텁게 했다”고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 회의실에서 2017 세계야구클래식(WBC) 기술위원회를 열고 최종 엔트리 28명 명단을 확정발표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인식 감독과 선동열·이순철·송진우 코치가 참석했다.
메이저리거 출신 야수들 중엔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이대호(전 시애틀 매리너스)가 대표팀 엔트리에 들어갔다. 투수들 중엔 일본 프로야구 지바롯데 마린스에서 뛰다 퇴단해 현재 군 입대를 추진 중인 이대은이 엔트리에 포함됐다.
이밖에도 오른손 투수는 우규민·임정우(이상 LG)·원종현(NC)·장시환(케이티)·이용찬(두산)·임창용(KIA)이, 왼손 투수는 장원준·이현승(두산)·양현종(KIA)·김광현·박희수(이상 SK)·차우찬(삼성)이 대표팀에 승선했다.
포수는 강민호(롯데)·양의지(두산)가, 1루수는 김태균(한화)·2루수는 정근우(한화)·서건창(넥센)·3루수는 박석민(NC)·허경민(두산), 유격수는 김재호(두산), 외야수는 민병헌(두산)·이용규(한화)·최형우(삼성)가 뽑혔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는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했다.김 감독은 “지금 부상 중이다. 내년 2월이면 부상 회복이 된다고는 하는데, (대회까지 맞출 수 있을지 확신이) 쉽지 않았다. 현재 성적과 컨디션 몸 상태를 고려했을 때 이대호와 김태균이 있어서 (박병호가) 빠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외파 선수들이 WBC에 최종 출전하려면 현 소속 구단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 변수가 있다. 김광현과 차우찬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KBO에 신분조회를 요청하는 등 WBC 개막 전에 해외 진출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김 감독은 “변수는 있다. 상황에 따라 대체 선수를 넣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WBC 최종 엔트리 제출 마감은 내년 2월 중순이다.
생애 처음으로 대표팀 엔트리에 들어간 선수들도 있다. 투수 중에는 원종현(NC), 장시환(케이티), 임정우(LG), 이용찬(두산)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그간 국가대표와는 인연이 없었던 서건창(넥센), 박석민(NC), 최형우(삼성)도 처음으로 대표팀 엔트리에 들어갔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에서는 주전 3루수로 뛰고 있으나, 대표팀에서는 유격수를 맡을 예정이다. WBC 대표팀 엔트리를 결정한 김 감독은 11일 일본으로 출국해 12일과 13일 이틀 간 도쿄돔에서 열리는 일본과 네덜란드의 평가전을 지켜본 뒤 14일 귀국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내년 2월12일 대표팀을 소집할 예정이다. 약 열흘간 일본 오키나와에서 연습경기를 3차례 정도 하고, WBC 경기장인 고척스카이돔에서 연습경기 2차례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 감독은 “일단 1차 예선 통과가 가장 중요하다. 1차 예선 통과하면 2차 예선이 목표가 된다. 하나하나 해나갈 생각이다“고 했다.
권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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