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정근우가 지난 14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케이비오(KBO)리그 시상식에서 득점왕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 한화이글스 페이스북 갈무리
이용찬(두산)에 이어 정근우(한화)도 수술대에 오르면서 세계야구클래식(WBC)대표팀 엔트리 구성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 구단은 15일 “정근우가 왼쪽 무릎 반월판 연골 손상으로 22일 일본에서 수술을 받기로 했으며, 2~3개월의 재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로써 내년 3월 열릴 WBC에 정근우의 출전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지난 10일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회가 WBC 최종 엔트리를 발표한 직후 두산 구단도 이용찬이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기로 했다고 밝혀 일주일도 안 돼 대표팀 주전 2명의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우완 투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던 대표팀은 불펜 강화를 위해 10일 이용찬을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15일 이용찬은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기 위해 수술대에 오르고 정근우까지 20일 수술을 위해 일본으로 출국한다. 대표팀의 전력 누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근우는 그간 대표팀의 중추로 활약해왔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이후 국가대표 붙박이 2루수로 줄곧 대표팀의 테이블세터진에서 활약했고 지난해 프리미어 12에서 대표팀 주장을 맡아 초대 우승을 이끌었다. 리더십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정근우는 대표팀의 분위기 메이커로도 제 몫을 하고 있다. ‘82년생 동갑내기’ 김태균(한화)과 이대호(전 시애틀 매리너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사이에서 대표팀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데 일조하고 있다. 올 시즌도 변함없는 활약으로 지난 14일 열린 케이비오(KBO)리그 시상식에서 득점왕에 올랐다. 정근우는 올해 138경기에 나와 타율 0.310, 178안타, 18홈런, 88타점, 121득점, 22도루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팔꿈치 뼛조각을 제거한 이용찬은 회복에 최대 6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이고 정근우 역시 수술 뒤 2~3개월의 재활 기간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이용찬과 정근우 모두 WBC 출전이 쉽지 않다. 물론 아직 최종 엔트리 제출까지는 시간이 남아 로스터 변경은 가능하다.
이용찬과 정근우가 WBC대표팀 28인 로스터에서 탈락하면 앞서 발표했던 50인 예비 엔트리에서 그 자리를 채울 전망이다. 이용찬을 대신해선 우완 정통파 불펜 투수로 임창민·최금강(이상 NC), 김세현(넥센), 손승락(롯데)이 거론된다. 2루수는 예비 엔트리에서 최종 엔트리에 오르지 못한 유일한 선수인 오재원(두산)이 있다. 권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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