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 사진 니혼햄 파이터스 페이스북 갈무리
투수로 10승, 타자로는 20홈런을 쳐내다. 퍼시픽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그럼에도 일본 프로야구(NPB) 오타니 쇼헤이(22·니혼햄 파이터스)는 올해의 한자로 ‘無’(없을 무)를 택했다. 일본에선 ‘겸손’이 최고의 미덕이라지만 오타니까지 “아직 이룬 게 없다”고 하니, 듣는 사람도 몸둘 바를 모르게 되는 것이다.
일본 <닛칸스포츠> 인터넷판은 13일 “오타니가 올해의 한자로 ‘無’를 택했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12일 팀 동료들과 하와이로 우승 여행을 떠나기 전 “2016년을 압축할 한자를 꼽아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이에 “無”를 택했다. 그는 “팀이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해 무척 기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직 아무것도 달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팀이 우승했기 때문에 최우수선수에 올랐다”며 몸을 낮춘 것이다.
“꿈을 향해 달리고 있다”는 오타니는 올해 일본 프로야구를 평정했다. 소속팀의 통합 우승을 이끌어냈다. 니혼햄 10년 만의 일이다. 올 시즌엔 투수로 10승 4패 평균자책점 1.86를, 타자로는 타율 0.322, 22홈런, 67타점을 기록했다. 때문에 만장일치에서 1표 모자란 결과로 퍼시픽리그 MVP에 선정됐다. 투수와 지명타자 두 부문 베스트9에도 이름을 올렸다. 일본 야구 역사상 첫 사례다. 미국 메이저리그 명문 구단들은 오타니 영입에 혈안이 돼 있다. 그를 위해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사무국을 설득해 영입 규정도 뜯어고칠 기세다.
그럼에도 그는 “팀이 우승한 덕에 MVP를 받았다. 개인 기록 때문에 받은 게 아니다”면서 “하와이에서도 쉬지만은 않을 것이다.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권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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