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중인 이대호. 이대호 매니지먼트 몬티스스포츠 제공
다음 시즌 소속팀을 정하지 못해 아직 자유계약(FA) 신분으로 남아 있는 이대호(34·전 시애틀 매리너스)에게 계약 선결 조건은 ‘전 경기 출전’이다. 올해 시애틀 매리너스와 1년 계약을 하고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그는 제한된 출전 기회 속에 벤치를 지켜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올 시즌 성적은 104경기 출전, 타율 0.253(292타수 74안타), 14홈런, 49타점. 결정적 장면도 많이 연출했다. 하지만 이대호가 ‘풀타임 출전’을 계약 조건으로 내세우면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계약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미국 윈터미팅도 이미 끝났다.
미국의 관심은 덜 받고 있으나 일본에선 그를 향한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대호는 일본 무대에서 이미 검증이 끝난 정교한 거포다. 2015년에는 소프트뱅크 소속으로 31홈런, 98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전 소속팀 소프트뱅크뿐만 아니라 지바 롯데 등도 현재 이대호 영입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일본 야구 전문지 <베이스볼 킹>은 25일 이대호의 2017 시즌 최종 행선지로 지바 롯데와 소프트뱅크를 유력 후보로 꼽았다. 지바 롯데 구단 실무진 역시 “이대호가 영입 리스트에 있다”고 확인했다. 이 매체는 “장타력이 입증된 이대호는 내야수 보강 차원에서도 지바 롯데에 매력적인 선수”라고 평가했다. 지바 롯데는 올해 24홈런으로 팀 최다 홈런을 터뜨린 알프레도 데스파이네가 팀을 떠났고, 주전 1루수도 없이 시즌을 치러야 했다. 올해 팀 홈런(80개)도 12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에 팀 타율 역시 리그 6개 구단 중 5위다. 검증된 거포 이대호가 욕심이 나는 이유다.
소프트뱅크 역시 이대호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있다. 이 매체는 “소프트뱅크는 팀 홈런이 이대호가 활약한 지난해 141개에서 올해 114개로 떨어져 이대호의 공백을 절실히 느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소프트뱅크는 팀 홈런이 양대리그 전체 1위였지만 이대호를 미국으로 보낸 뒤 6위로 내려앉았다. 이 때문에 이대호가 베트남에서 귀국하는 28일부터 그를 향한 일본 구단들 간의 치열한 ‘영입 전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권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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