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가 10월13일 인천스카이72 골프클럽 오션코스에서 열린 2016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케이이비(KEB)하나은행챔피언십 1라운드를 마치고 열린 은퇴식에서 동료들의 격려메시지가 담긴 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별들’도 올해의 인물에서 빠뜨릴 수 없다.
프로야구 엘지(LG)의 ‘적토마’ 이병규(42)는 17년간 입었던 줄무늬 유니폼을 벗었다. 그는 지난 10월8일 안방에서 열린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올 시즌 처음이자 마지막 타석에 들어서 2루타를 뽑아내며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약한 이병규는 한국 무대에선 엘지 유니폼만 입었다. 신인왕을 비롯 골든글러브를 7번 수상했다.
엘지와 한 지붕 두 가족인 두산의 아이콘 홍성흔(40)도 지난달 22일 18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그는 99년 오비(OB·두산 전신)에 입단한 뒤 롯데에서 4년간 활동한 것을 제외하고 모두 두산에서 뛰었다. 신인왕은 물론이고 골든글러브도 6번 수상했다. 위암과 싸우느라 마운드에 서지 못했던 우완투수 정현욱(엘지)도 지난달 18일 팬들에게 현역 작별인사를 했다.
일본에선 ‘의리남’ 구로다 히로키(41·히로시마)가 소속팀을 25년 만에 리그 우승으로 이끌고 은퇴했다. 구로다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거액 연봉을 마다하고 친정팀 우승을 위해 지난해 미국에서 일본으로 복귀했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 알렉스 로드리게스(41·뉴욕 양키스)도 23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감했고 ‘빅 파피’ 다비드 오르티스(41·보스턴)와 메이저리그 홈런왕 출신 프린스 필더(32·텍사스)도 그라운드를 떠났다.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역사, 골키퍼 김병지(46)는 지난 7월19일 “그동안 고마웠다. 선수로서 보낸 35년을 추억으로 저장하겠다”며 은퇴를 알렸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기계 공단 용접공 생활까지 했던 그는 축구에 대한 열정을 키웠고 결국 1992년 울산 현대 입단에 성공했다. 그 뒤 승승장구하던 김병지는 2001년 국내 선수 중 최고 이적료를 받고 포항으로 이적했다. 통산 24시즌 동안 706경기에 출전했다. 영국 프로축구 ‘명가’ 리버풀의 전설 스티븐 제라드(36)도 지난달 25일 19년간 정들었던 그라운드와 작별을 고했다. 1998년 프로에 데뷔해 리버풀에서 총 710경기를 뛰며 186골을 넣은 제라드는 영국 축구대표팀에서도 주장으로 활약했다.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회원인 박세리(39)의 골프 대회 참가 모습도 더이상 볼 수 없다. <에이피>(AP) 통신은 “박세리가 신인 시절이던 1998년에 보여준 활약으로 여자 골프의 최대 부흥기가 왔다”고 평가했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는 코비 브라이언트(38·LA레이커스), 팀 덩컨(40·샌안토니오)에 이어 케빈 가넷(40·미네소타)도 정든 코트를 떠났다.
권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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