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복귀를 1년여 기다린 넥센 히어로즈 한현희. 연합뉴스
‘붉은 닭의 해’라 불리는 정유년(丁酉年) 새해엔 어떤 싸움닭들이 다시 날개를 펼까. 2017년이 오기만을 벼르고 있는 ‘닭띠 스타’들이 있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1993년생 투수 한현희는 지난 시즌 단 한 차례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2015년 12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로 새해가 밝기도 전에 한 시즌을 통째로 접었다. 이후 빠른 재활을 보였지만 당시 염경엽 전 넥센 감독은 한현희의 등판에 선을 그었다. 선수 생명과 구단의 미래를 위해서였다. 넥센 입장에서는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2년 연속 홀드왕을 차지했던 한현희의 조기 복귀가 절실했지만 염 감독은 끝내 그를 호출하지 않았다. 대신 한현희는 올해 연봉이 지난해(3억원)보다 5000만원 삭감돼 기존 팀 국내 투수 최고연봉 자리를 지난 시즌 ‘세이브왕’ 김세현(2억7000만원)에게 내주게 됐다. 케이비오(KBO)리그 특급 잠수함 한현희로선 정유년이 각별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현희는 2017 시즌을 통해 자신의 건재를 알려야만 한다.
같은 리그 동갑내기 ‘닭띠’ 선수로는 삼성의 구자욱과 엔씨(NC)의 박민우가 있다. 2015년 신인왕을 차지했던 구자욱은 지난 시즌에도 풀타임으로 활약하며 삼성의 주축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공·수·주를 두루 겸비한 박민우도 해를 거듭할수록 기량이 일취월장해 정근우(한화)의 뒤를 이을 대형 2루수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한 순번 높은 ‘닭띠’ 선배들도 건재하다. 이범호와 김주찬(이상 기아), 윤성환(삼성), 배영수(한화)가 1981년생 ‘닭띠’다.
유럽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승우.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축구에서는 2016 리우올림픽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1993년생 류승우(페렌츠바로시)가 재기를 노린다. 류승우는 2014년 1월, 당시 21살의 나이로 독일 레버쿠젠에 입단했다. 그러나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두 시즌 동안 벤치멤버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류승우는 올림픽을 마치고 독일보다 수준은 낮지만 출전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는 헝가리 리그로 팀을 옮기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류승우는 리그 데뷔전에서 골을 터뜨리며 유럽 진출 3년 만에 한 시즌 두 자릿수 출전을 기록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케이(K)리그 클래식에선 강원에 입단한 문창진이 류승우와 동갑내기다.
프로농구에선 2016~2017 시즌 개막전에서 손목 부상을 당한 1981년생 한국 최고의 가드 양동근(울산 모비스)이 올해 초 복귀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한국여자골프를 평정한 박성현과 스피드스케이팅 매스 스타트 여자 세계 1위 김보름(강원도청)도 1993년생 ‘닭띠’ 스포츠 스타다.
권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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