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해’로 기록될 정유년 새해, 혼란스러운 정국에 지칠 국민들의 마음을 뚫어줄 대형 스포츠 행사는 무엇이 있을까?
가장 가깝게는 다음달 19일부터 일본 삿포로에서 열리는 제8회 겨울아시안게임이 기다리고 있다. 2018 평창겨울올림픽 전초전 격인 이 대회는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카자흐스탄) 겨울아시안게임 이후 6년 만에 열린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3파전이 예상되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전략종목인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을 앞세워 종합 2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는 이승훈과 김보름이다. 둘 모두 남녀 매스 스타트 세계 1위다. ‘빙속 여제’ 이상화도 겨울아시안게임 여자 500m 첫 금메달 도전에 나선다. 쇼트트랙은 한국의 전통적인 메달밭. 심석희와 최민정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500m, 1000m, 1500m, 계주 등에서 최소 3개의 금메달을 노린다. 남자 대표팀은 이정수가 1000m에 출전한다. 스노보드 이상호와 크로스컨트리 김 마그너스 역시 금메달 후보다.
겨울아시안게임이 폐막하면 9일 뒤 2017 세계야구클래식(WBC)이 개막한다. 아시안게임, 올림픽, 프리미어12에서 모두 우승하며 국제 무대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온 한국이 유일하게 정상에 오르지 못한 대회다. 한국은 네덜란드, 대만, 이스라엘과 A조에 속해 있다. 1라운드 경기는 안방인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다. 그만큼 야구팬들의 기대가 클 수밖에 없지만 대표팀은 여전히 선수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어 상황이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 메이저리거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가 각각 불법도박과 음주운전으로 선수명단에서 제외됐고, 거포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도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와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역시 소속 구단의 출전 허락이 떨어지지 않았다. 여기에 국내파 이용찬(두산), 김광현(SK)도 지난 시즌이 끝나고 수술대에 올라 출전이 어려워졌다. 대표팀은 1라운드 통과를 1차 목표로 설정한 상태다.
세계야구클래식이 끝난 다음날인 3월23일, 한국 축구대표팀은 중국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6차전을 벌인다. 최종예선 반환점을 돈 슈틸리케호의 현재 성적은 3승1무1패(승점 10)로 이란(승점 11)에 이어 조 2위다.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9)에 승점 1점 차로 바짝 쫓기고 있다. 이 때문에 월드컵 본선 티켓 확보는 결국 이란과의 9차전(8월3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10차전(9월5일)의 결과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이에 앞서 열리는 중국, 시리아(3월28일), 카타르(6월13일)와의 경기를 모두 잡아야 하는 이유다. 5월20일부터 6월11일까지 국내 6개 도시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20살 이하(U-20) 월드컵도 열린다. 국제축구연맹이 주관하는 대회 중 성인 월드컵 다음으로 규모가 큰 대회다.
권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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