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단독 1위 서울 삼성의 유일한 단점은 빈약한 외곽이다. 이 때문에 삼성을 상대하는 팀들은 그동안 골밑 방어에만 집중해왔다. 한국 프로농구 최강 센터 리카르도 라틀리프(199㎝)와 국내 센터 김준일(201㎝)에 더해 포워드 마이클 크레익(188㎝)과 문태영(194㎝)까지 가담하는 삼성의 골밑은 국내 최강이다. 이들 덕분에 삼성은 평균 득점 1위(87.5점), 튄공잡기 2위(38.9개)를 기록 중이다. 반면 3점슛은 경기당 5.8개로 전체 공동 8위다.
골밑에서 워낙 득점력이 좋으니 외곽이 터지지 않아도 경기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를 간파한 상대 팀들이 이중 삼중으로 골밑을 봉쇄해오자 최근 이상민 삼성 감독의 고민이 깊어졌다. 이 감독은 “골밑은 든든하다”면서도 “외곽이 터져주면 수비가 분산돼 골밑이 더 수월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여러 차례 토로하곤 했다. 단조로운 공격 패턴에 변화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삼성의 이같은 부족한 1%를 최근 임동섭(27·198㎝)이 조금씩 해소해주고 있다. 임동섭은 10일 서울 에스케이(SK)전에서 팀의 3점포 10개 중 6개를 혼자 도맡으며 25점을 올렸다. 데뷔 이래 최다 득점이다. 초반 다소 부진했던 임동섭은 이로써 어느덧 경기당 평균 3점슛도 리그 5위(2.3개)로 올라섰다. 임동섭의 3점포가 연이어 터져나오자 라틀리프의 활동 반경도 자연히 넓어졌고 삼성의 공격 루트도 다양해졌다. 이제 삼성을 상대하는 팀들은 막강 골밑에 더해 외곽 수비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상황에 놓인 것이다.
문제는 꾸준함이다. 임동섭은 데뷔 이래 한 시즌도 전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올 시즌도 잔부상으로 그동안 4경기에 결장했다. 그가 지금처럼 외곽에서 꾸준히 활약해준다면 삼성의 11년 만의 우승도 더 가까워질 수 있다. 권승록 기자 ro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