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케이지씨(KGC) 인삼공사 키퍼 사익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제공
“올스타 브레이크 때 사익스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더 연구했고 그 방법을 찾았다.”
프로농구 안양 케이지씨(KGC) 인삼공사가 단신 외국인 선수 키퍼 사익스를 교체하지 않기로 결정한 주요 배경이다. 인삼공사 관계자는 31일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어제 경기가 끝나고 오늘 오전까지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단장, 사무국 등이 모여 장시간 릴레이 토론을 벌였다”면서 “그 결론으로 이변이 없는 한 사익스로 이번 시즌을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익스는 올 시즌 두 번의 ‘정신적 압박’ 속에 시즌을 치르고 있었다. 인삼공사는 골밑 강화를 위해 사익스를 마커스 블레이클리로 교체하려고 했지만 지난 12월 블레이클리가 교섭에 응하지 않아 무산됐다. 인삼공사는 또 지난 26일 언더사이즈 빅맨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전주 케이씨씨(KCC)에서 활약했던 에릭 와이즈 영입 가승인 신청을 냈다. 30일까지 남은 3경기를 지켜본 뒤 사익스의 교체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사익스는 선두 싸움이 벌어졌던 지난 30일 서울 삼성전에서 16득점으로 활약해 리그 1위(24승9패)를 지켜내는 데 자기 몫을 다했다.
인삼공사 관계자는 사익스를 잔류시킨 다른 배경으로 “포지션 균형”을 언급했다. 인삼공사는 가드 김기윤이 허리디스크 수술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포인트 가드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인삼공사는 “앞으로도 2라운드가 남은 상태에서 새로운 선수와 손을 맞추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면서 “지금은 외형적인 수술보단 내부 조화가 더 중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구단도 사익스의 잔류 여부를 둘러싼 논란으로 사익스가 심적으로 부담을 안고 있었다는 점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인삼공사는 “블레이클리와 교체설이 갑자기 나왔을 때 사익스에게 정신적 충격이 좀 있었을 것이다”면서도 “사익스도 이 모든 게 프로의 숙명인 것으로 받아들였고 그 어려움을 실력으로 입증해냈다”고 설명했다. 권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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