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모비스 이종현(오른쪽)이 5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에서 고양 오리온 이승현의 수비를 피해 패스하고 있다.울산/연합뉴스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고양 오리온에 1순위로 지목된 이승현(25)은 “한국프로농구(KBL)의 두목이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리고 그는 2015년 팀을 챔피언 자리에 올려놓았다. 2년 뒤, 고려대 2년 후배이자 대형 신인으로 주목받은 이종현은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울산 모비스에 1순위로 지목된 뒤 당당히 포부를 밝혔다. “두목을 잡겠다.” 입씨름만큼 이들 간의 정규리그 대결은 2016~2017 시즌 가장 흥미로운 볼거리 중 하나로 손꼽혀왔다. 하지만 이종현이 개막 전 부상으로 지난달 25일 데뷔했고 이승현은 지난달 12일 왼쪽 발목 부상으로 4주간 결장하면서 대결이 좀처럼 성사되지 못했다.
그러다 마침내 5일 울산에서 둘이 격돌했다. 중계 카메라는 연신 두 선수를 번갈아 조명했고 이들은 팬들의 기대만큼 한 치의 양보 없는 몸싸움으로 소속팀의 골밑을 지켰다. 한국프로농구의 진정한 ‘두목’이 누구인지 가늠해볼 두 선수 간의 첫 대결에선 후배 이종현이 판정승했다. 모비스는 이종현(7점·12튄공잡기·6도움주기)의 활약에 힘입어 오리온에 73-61로 승리하며 단독 5위(19승18패)로 올라섰다. 모비스에선 이종현 외에도 전준범이 3점슛 5개를 포함해 18점을 몰아쳤다. 이승현은 5점·7튄공·3도움을 기록했고 오리온은 3위(23승14패)를 유지했다.
권승록 기자 ro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