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 첸 메이저리그 공식 누리집 <엠엘비닷컴> 갈무리
케이비오(KBO)리그 케이티(kt)의 주권에 이어 메이저리그에서만 17시즌을 활약한 왼손 투수 브루스 첸(40)도 중국 대표로 세계야구클래식(WBC)에 출전한다. 두 선수가 중국 대표로 출전한 수 있게 된 것은 야구 세계화를 목표로 출범한 세계야구클래식이 출전 선수의 부모 및 조부모 국적까지 선택해 출전할 수 있도록 규정해뒀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누리집 <엠엘비닷컴>은 6일(한국시각) “빅리그에서 82승을 거둬 파나마에서 태어난 선수로는 최다승을 기록했던 첸이 중국 대표로 출전한다”면서 “그는 2001년 9·11테러 이후 뉴욕에서 공을 던진 첫 번째 선수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1998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첸은 11개 팀을 거쳐 2015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현역 은퇴했다. 빅리그 통산 성적은 400경기 82승81패 1532이닝 1140탈삼진 평균자책점 4.62다. 2005년에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13승을 거뒀고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2006년과 2009년 세계야구클래식 1·2회 대회에서는 파나마 대표로 출전했던 첸은 이번엔 중국 대표팀에 합류한다. 첸의 조부모는 20세기 초 중국을 떠나 파나마에 정착해 첸은 중국계 이민 3세다. 첸은 파나마가 본선 진출에 실패한 2013년에도 중국 대표로 출전을 원했다. 하지만 그의 조부는 파나마에 도착하자마자 이름을 바꿨고 이 때문에 신분 확인이 지연돼 출전이 불발되기도 했다.
중국 대표 출전이라는 꿈을 이룬 첸은 “내 뿌리를 찾는 중요한 경험이 될 것이다. 난 파나마에서 태어났지만, 뿌리는 중국이다. WBC 출전에 부모님은 무척 자랑스러워하시며, 조부모님이 살아 계셨다면 얼마나 좋아하셨을지 상상도 안 간다”고 말했다. 이어 “단지 출전만으로 끝나고 싶지 않다. 중국 대표팀을 이끌어 승리에 기여하겠다”면서 “중국 야구는 계속 전진할 것이다. 젊은 선수가 발전하는 데 도움을 주고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첸은 2015년 은퇴 이후 클리블랜드의 구단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대회에 출전해 80마일(시속 129㎞)을 던질 수야 없다. 클리블랜드 재활 코디네이터와 함께 열심히 훈련했다. 처음 공을 던질 때보다 더 열심히 훈련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본, 쿠바, 호주와 함께 B조에 속한 중국은 다음달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쿠바와 조별예선 1차전을 치른다. 권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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