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풋볼(NFL)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쿼터백 톰 브래디가 6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 휴스턴 엔아르지(NRG)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팰컨스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34-28로 승리한 뒤 자신의 딸을 안고 아내 지젤 번천과 입을 맞추며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휴스턴/AP 연합뉴스
“가자 브래디! 가자 패트리어츠!”
세계적인 슈퍼모델 지젤 번천(37)이 6일(한국시각) ‘Brady's Ladies’(브래디의 숙녀들)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은 팬들과 찍은 단체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애틀랜타 팰컨스의 제51회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결정전이 임박한 시점이었다. 미국 전역에서 평균 1억명 이상이 시청하는 미국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 ‘슈퍼볼’에 자신의 남편인 톰 브래디(40)가 뉴잉글랜드의 쿼터백으로 출전하기 때문이다. 아내와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브래디는 이날 미국프로풋볼 역사에서 다시 쓰이기 힘들 기록들을 남기며 팀의 극적인 역전 우승을 이끌었다.
뉴잉글랜드가 미국 텍사스 휴스턴 엔아르지(NRG)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와의 슈퍼볼에서 연장 접전 끝에 제임스 화이트의 극적인 터치다운으로 34-28(0-0/3-21/6-7/19-0/연장 6-0)로 승리하며 우승 트로피인 ‘빈스 롬바디’를 품에 안았다. 3쿼터 6분29초까지만 해도 3-28로 25점 차까지 뒤져 패색이 짙던 뉴잉글랜드는 13분 만에 25점을 뽑아내는 기적을 일궈내며 슈퍼볼 역대 첫 연장전을 이끌어냈고 결국 정상을 밟았다. 뉴잉글랜드가 슈퍼볼에서 우승한 것은 2002년, 2004년, 2005년, 2015년 이어 이번이 5번째다.
그 한가운데 ‘우승 청부사’ 브래디가 있었다. 브래디는 4쿼터와 연장전에서 터치다운 패스 1개를 포함해 27개의 패스 시도 중 21개를 정확하게 연결하며 대추격전을 진두지휘했다. 특히 4쿼터에 동점을 만들었던 브래디의 터치다운 드라이브와 연장전 한 번의 공격으로 승리를 굳힌 드라이브 모두에서 브래디는 완벽한 패스 능력을 선보이며 자신이 왜 미국프로풋볼 최고의 쿼터백인지를 증명해냈다.
브래디는 이날 패스 시도 62번 중 43개를 성공시키며 466패싱야드를 기록해, 지난 34회 슈퍼볼에서 커트 워너(세인트루이스 램스)가 써낸 슈퍼볼 최다 패싱야드(414)도 경신했다. 62개의 패스 시도 역시 26회 슈퍼볼에서 짐 켈리(버펄로 빌스)가 세운 최다 패스 시도 기록(58회)을 갈아치운 것이었다. 이 때문에 최우수선수(MVP)는 자연히 브래디의 몫이었다. 브래디는 자신의 7번째 슈퍼볼 무대에서 쿼터백으로는 역대 첫 5회 우승을 맛봄과 동시에 역대 첫 최우수선수 4회 수상이라는 영예도 안았다.
브래디는 2000년 신인 드래프트 6라운드 199번째로 지명받으며 기량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고 뉴잉글랜드에 입단했다. 뉴잉글랜드가 2000년대 3번의 우승을 하면서 최고의 황금기를 맞았지만 이는 브래디보다 단장 겸 감독인 빌 벨리칙의 역량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그러나 브래디는 이날 25점 차를 뒤집는 대역전극을 이끌며 그동안의 평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그는 경기 뒤 “이 모든 결과가 믿어지지 않는다”며 “동료와 코치, 팀이 너무 자랑스럽다. 훌륭한 팀의 일원이라는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권승록 기자
ro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