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스포츠일반

“불모지를 금밭으로”…우리는 메달 개척자

등록 2017-02-09 00:47수정 2017-02-09 01:38

평창 개막 D-1년

( ※ 클릭하시면 확대됩니다. )
정부와 체육계는 지난 1일 2018 평창겨울올림픽 경기력향상지원단을 출범시키면서 평창에서 금 8개, 은 4개, 동 8개 등 메달 20개로 종합 4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통의 메달밭인 빙상에서 금메달 7개를 따내고 썰매에서 1개를 보탠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 성과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한국의 겨울올림픽 역대 최고 성적은 2010년 밴쿠버 대회로 이때 한국은 금메달 6개를 따내 종합 5위에 올랐다. 안방의 이점을 충분히 살려 새로운 역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이 평창에서 새 역사를 쓰기 위해선 기존 유력 메달 후보들뿐만 아니라 신예들의 돌풍이 절실하다. 역대 겨울올림픽에서 한국이 수확한 메달 총 53개(금 26, 은 17, 동 10)가 모두 빙상에서 나왔다는 점은 그래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눈밭에선 아직 메달을 따내지 못해 ‘설상 불모지’라는 말을 듣고 있는 만큼 평창에서 이런 불균형을 극복한다면 신기원을 이뤄낼 수도 있다.

( ※ 클릭하시면 확대됩니다. )

그 최전선에 한국 스노보드 간판 이상호(22·한국체대)가 우뚝 서 있다. 이상호는 지난해 12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4위에 오르며 한국 선수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스노보드 월드컵은 대륙컵이나 국제스키연맹컵에 비해 수준이 높은 대회로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모여 실력을 겨루는 무대다. 이상호는 4위에 오른 뒤 “이제는 올림픽 메달을 현실적으로 생각할 단계에 온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강원도 고랭지 배추밭에서 처음 스노보드를 배우기 시작한 이 시골 청년의 다부진 각오엔 그만한 근거가 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이상호는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도 5위에 올랐다. 월드컵 4위가 일회성 사건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상헌 한국 스노보드 국가대표팀 코치는 “이상호는 기술적인 부분에서 이미 세계 최정상급”이라며 “남은 건 정신력 싸움”이라고 말했다.

컬링도 올림픽 첫 메달 사냥에 나선다. 컬링은 2014 소치겨울올림픽 때부터 조금씩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 대회에서 한국 여자컬링은 8위를 기록했고 이후 가파르게 성장했다. 그 상승세의 두 축이 경북체육회와 송현고등학교(경기도 의정부) 컬링팀이다. 선수를 개별적으로 뽑아 팀을 구성해 올림픽에 출전시키는 다른 종목과 달리 컬링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한 팀이 대표 자격을 얻는다.

경북체육회는 스킵(주장) 김은정(27)을 비롯해 김영미(26), 김선영(24), 김경애(23), 김초희(21)까지 모두 김씨여서 외국에서는 ‘팀 킴’(TEAM KIM)으로 불린다. 김은정과 김영미는 고등학교 때, 김선영과 김경애는 중학교 때 방과후 경북의성컬링센터에서 함께 컬링을 훈련한 친구 사이다. 김영미와 김경애는 실제 자매이기도 하다. 경북체육회 여자팀은 이런 팀워크를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올해 18살 동갑내기 ‘고3’ 주전 4명으로 구성된 송현고는 소치 대표였던 경기도청을 지난해 4월 꺾은 데 이어 11월엔 캐나다 월드투어 허브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빙상에선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종목이 한국의 ‘금빛 메달밭’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남녀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쌍두마차’ 이승훈(29·대한한공)과 김보름(24·강원도청)의 선전 때문이다. 둘은 지난해 12월 네덜란드에서 끝난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매스스타트에서 선전하며 모두 세계 1위를 지켜냈다. 이승훈은 이 대회에서 금·은·동메달을 각각 1개씩 따냈고, 김보름은 금·동메달을 각각 2개씩 총 4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김보름은 대회를 마치고 “지금 흐름을 그대로 평창까지 이어가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매스스타트는 출전 선수들이 지정된 레인 없이 400m 트랙을 16바퀴 돌아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가 우승하는 종목이다. 쇼트트랙처럼 상대 선수와 치열한 순위 신경전과 자리싸움까지 벌여야 하는 만큼 쇼트트랙을 경험한 선수들에게 유리한 종목이다. 이승훈은 2009년에, 김보름은 2010년에 각각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뒤 매스스타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승훈은 “다른 선수를 추월할 때 쇼트트랙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 쇼트트랙을 경험하지 못한 선수들보다 추월 능력이 좋다”며 “평창을 앞두고 가장 잘할 수 있는 매스스타트와 팀추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원윤종(32·강원도청)과 서영우(26·경기BS경기연맹)는 썰매 종목인 남자 봅슬레이 2인승 부문의 메달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2014년 소치에서 18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인 이들은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15~2016 시즌에 치러진 8번의 월드컵에서 금 2개, 동 3개를 따며 세계순위 1위에 올랐다. 평창에서 만약 빙상 이외에 금메달이 나온다면 현재로선 이들이 가장 유력한 후보다. 권승록 기자 ro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1.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2.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3.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4.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5.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