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빈이 16일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여자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16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개막한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첫날. 2018 평창겨울올림픽을 1년 앞두고 테스트이벤트로 치러지는 이번 대회에 한국 여자싱글을 대표하는 김나현(17·과천고), 최다빈(17·수리고), 손서현(18·세화여고) 등 ‘고교생 3인방’이 올림픽이 열릴 은반 위에 올라섰다. 여자싱글 간판 박소연(20·단국대)은 지난해 12월 훈련 도중 발목 부상을 입고 출전을 포기해 손서현이 대신 경기에 나섰다.
한국과 일본 피겨 팬들의 뜨거운 응원전 속에 첫 테이프를 끊은 손서현은 생애 첫 4대륙 대회라 긴장했던 탓인지 연달아 실수를 범했다. 두번째 점프인 트리플 러츠를 시도하다 넘어졌고 마지막 점프(더블 악셀)는 시도조차 하지 못해 종전 자신의 최고 점수(46.18점)에 크게 못 미치는 38.61점을 받았다.
이를 평창 기대주 최다빈이 만회했다. 4대륙 대회 두번째 출전인 최다빈은 영화 <라라랜드>의 오에스티(OST)를 배경으로 연기를 펼쳤다. 프로그램 구성에 약간의 변화를 주면서 의상 역시 녹색으로 바꿔 입었다. 첫번째 점프(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를 완벽하게 마무리했고 이어진 트리플 플립도 무난하게 성공시켰다. 더블 악셀과 스핀도 흔들림이 없었다. 61.62점. 자신의 쇼트프로그램 최고 점수였다.
최다빈 역시 본인의 연기에 만족한 듯 연기를 마치고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경기 뒤 최다빈은 “올 시즌 초반 국제대회 성적이 좋지 않아 고민이 많았는데 오늘 경기에선 첫 점프가 성공해 남은 기술도 잘 풀렸다”고 말했다.
발목 부상에도 불구하고 출전을 감행한 김나현은 45.95점에 그쳤다. 지난 겨울체전에 불참한 이후 이번 대회를 위해 치료와 훈련에만 전념했지만 부상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김나현은 연기를 마친 직후 결국 눈물을 흘렸다. 일본에선 미하라 마이가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며 66.51점을 얻어 한·일 선수 중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이날 여자싱글에 앞서 열린 아이스댄스에선 민유라(21)-알렉산더 개멀린(23·미국) 짝이 59.01점을 얻어 16개 출전팀 가운데 8위를 차지했다. 혼성 페어스케이팅에선 남매 사이이기도 한 김수연(16·과천중)-김형태(20·과천고) 짝이 49.88점을 얻어 15개 팀 중 13위를 기록했다. 강릉/권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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