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등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이 15일 삿포로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한국의 메달박스인 쇼트트랙 대표팀은 하루 늦은 16일 현지에 도착했다. 삿포로/연합뉴스
○…한국의 메달박스인 쇼트트랙이 일본의 빙상장 대관 제한으로 3일간 70분만 적응훈련을 한 뒤 경기를 치르게 됐다.
대한빙상연맹 관계자는 17일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한국 대표팀 훈련을 위한 빙상장 사용 시간을 넉넉히 주지 않았다. 적응훈련을 위한 시간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밝혔다.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한국에 할당한 훈련시간은 17일은 아예 없고, 18일 40분 19일 30분으로 돼 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20일 출전하는데 경기 전 3일간 빙상장 대관시간이 총 70분밖에 안 된다. 특히 경기 전날인 19일에는 카자흐스탄과 공동으로 빙상장을 써야 해, 실제 한국팀에 돌아오는 시간은 15분밖에 안 된다.
이런 빙상장 사용시간 제한은 매우 이례적이다. 통상 대회 4일 전부터는 참가국 팀에 빙상장을 제공하고, 시간도 보통 한 번에 50분씩은 준다. 하지만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피겨와 쇼트트랙이 같은 장소에서 열리기 때문에 시간을 쪼개기가 어렵다”고 해명하고 있다. 각국 쇼트트랙 대표팀도 비슷한 훈련일정을 배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본 대표팀은 사전에 충분한 시간 동안 빙상장에 적응했기 때문에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대표팀은 현지 훈련 여건이 좋지 않아 당초 16일 오전에서 저녁으로 현지 도착 일정을 늦췄다. 대신 한국의 태릉빙상장에서 훈련을 추가했다. 도착 이튿날인 17일에는 얼음판 대신 땅 위에서 지상훈련을 소화할 예정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대회 조직위원회의 사정도 이해는 할 수 있지만 이런 식의 빙상장 대관 제한은 심하다. 대표팀이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말고 좀 더 집중해서 몸 관리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19일 개막하는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을 앞둔 16일 오후 삿포로 컨벤션센터의 미디어 센터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대회 마스코트인 에조몬을 만지고 있다. 에조몬은 붉은 머플러와 푸른 망토를 두른 하늘다람쥐다. 삿포로/연합뉴스
○…한국 선수단이 묵는 삿포로 프린스 호텔 주변에 일본 기자들이 얼씬거리는 등 한국 선수들을 취재하려고 애쓰고 있다. 애초 한국 선수단은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공식 숙소인 아파(APA)호텔에 묵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호텔이 위안부 강제 동원과 난징 대학살을 왜곡하는 서적을 비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숙소를 프린스로 바꿨다. 대표팀 관계자는 “일본 기자들이 한국 선수들을 만나 숙소 이전 등에 대해 물으려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삿포로 현지의 날씨는 온난화의 영향 아래 있는 것 같다. 대표팀 관계자는 “눈이 와야 할 때 비가 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눈이 녹으면 상황이 엉망이 된다. 내년 평창올림픽에서도 2월 중순 온난한 날씨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 게임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이 17일 오후 신치토세 공항을 통해 입국해 조선총련 학생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함께 도착한 북한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 쇼트트랙에 5명, 피겨스케이팅에 2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삿포로/연합뉴스
○…한국 피겨 여자 싱글의 간판 박소연(20·단국대)이 발목 골절상 후유증으로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출전을 포기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17일 “박소연이 빙상연맹에 기권 의사를 전달해왔다. 대체 선수로 최다빈을 파견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소연은 지난해 말 태릉빙상장에서 스텝 훈련 도중 넘어져 왼쪽 복숭아뼈를 다쳐 수술을 받은 뒤 재활에 몰두했다. 하지만 최근까지 점프 감각이 살아나지 않아 출전을 포기했다. 대체 선수인 최다빈(17·수리고)은 차세대 기대주로 16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최고점(61.62점)을 기록하며 6위에 올랐다. 최다빈은 지난해 6월 자신의 쇼트프로그램 최고점(58.70점)보다 2.92점을 더 올렸다. 삿포로 아시안게임 여자 싱글은 23일 쇼트프로그램, 25일 프리스케이팅을 통해 금메달의 주인공을 가린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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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피겨에 박소연 대신 출전하게 된 최다빈이 16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연기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