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세계야구클래식(WBC) 대한민국과 네덜란드의 경기. 9회초 2사 1루에서 박석민을 삼진으로 잡고 경기를 마무리 한 뒤 투수 반밀이 포수 리카르도와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강호’ 네덜란드가 약체로 꼽힌 대만에 승리하면서 한국의 2라운드(일본 도쿄)진출이 좌절됐다.
네덜란드가 8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2017 세계야구클래식(WBC) 대만과 A조 1라운드 경기에서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는 접전 끝에 ’9회말 끝내기 밀어내기’로 승리(6-5)했다. 이로써 2승을 거둔 네덜란드는 9일 이스라엘(2승)과 1·2위 결정전을, 한국(2패)과 대만(2패)은 3·4위 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이스라엘과 네덜란드에 패한 한국은 이미 2승을 확보한 이스라엘이 조별 리그 전승을 거두고, 대만·네덜란드와 함께 1승 2패를 하는 게 유일한 희망이었다. 때문에 이날 8회초까지 대만이 네덜란드에 5-4로 앞서면서 한국에 실낱같지만 꺼지지 않은 희망의 불씨가 날아드는가 싶었지만 네덜란드가 결국 승리하면서 한국의 1라운드 탈락이 최종 확정됐다.
경기는 양 팀이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한 접전이었다. 네덜란드는 2회말 2사 1, 3루에서 리카르도 다셴코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냈다. 전날 한국이 네덜란드에 선취점을 내주고 위축된 것과는 달리, 대만은 곧바로 경기를 뒤집었다.
3회초 무사 2, 3루에서 상대 폭투와 린즈성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역전했다. 그러자 네덜란드는 4회말 무사 1, 2루에서 디디 그레고리우스의 좌중간 2루타로 다시 역전했고, 1사 3루에서는 리카르도가 다시 적시타를 터트려 2점 차로 달아났다. 대만은 5회초 홈런포를 가동해 또 한 번 역전에 성공했다.
무사 1루에서 장즈하오가 오른쪽 담을 넘어가는 홈런포를 터트려 4-4 동점을 만들었고, 계속된 무사 1, 3루 기회에서는 린이쥐안이 내야 땅볼로 앞서가는 점수를 냈다.
이후 양 팀은 ‘0의 행진’을 벌여 대만 쪽으로 승부의 추가 기우는 듯했지만, 네덜란드는 8회말 2사 3루에서 디디 그레고리우스가 2루타를 날려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네덜란드는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리카르도가 3루수 실책으로 출루한 뒤 란돌프 오뒤버르가 몸에 맞는 공을 얻어 경기를 끝낼 기회를 잡았다. 안드렐톤 시몬스까지 안타를 쳐 네덜란드는 무사 만루를 만들었고, 유릭슨 프로파가 밀어내기 볼넷으로 경기를 끝냈다.
한국은 3,4위전이라도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대만전까지 내줄 경우 한국은 3패가 돼 2021 세계야구클래식 본선 직행권을 잃게 된다. 세계야구클래식 본선은 16개국이 4개조를 이뤄 진행되는데 이 중 각 조 3위까지 총 12개 팀이 다음 대회 본선 진출권을 얻는다. 조별 최하위 네 팀은 지역예선을 통과해야 본선 티켓을 얻을 수 있다. 한국은 대만전 선발로 양현종(기아)을 예고했다.
이날 B조 경기가 열린 도쿄돔에선 일본에 졌던 쿠바가 한 수 위의 기량으로 중국을 완파(6-0)하며 첫 승을 거뒀다. 권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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