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9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2017 세계야구클래식(WBC) 서울라운드 A조 3차전에서 네덜란드를 4-2로 이겼다. 이로써 대회 개막 전 복병 정도로 평가받았던 이스라엘은 3전 전승으로 A조 1위를 차지하고 12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2라운드를 치르게 됐다. 사진은 이날 이스라엘의 팻 도일 코치가 벤치에서 이스라엘팀 마스코트 옆에 선 모습. AP 연합뉴스
세계 41위 이스라엘은 ‘복병’이 아니었다. 강력한 ‘재야의 고수’였다.
이스라엘은 9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2017 세계야구클래식 네덜란드와의 1라운드 최종전에서 4-2로 승리하며 3전 전승으로 A조 1위를 확정했다. 애초 ‘강호’ 네덜란드가 1위에 자리하고, 2위를 놓고 한국과 이스라엘이 다툴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런 예측은 빗나갔다. 1라운드를 통해 이스라엘은 공·수·주에서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강호’였음이 입증됐다.
이미 두 팀은 전날까지 한국과 대만을 상대로 2승씩을 챙겨 12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라운드 진출을 확정한 상태였다. 하지만 A조 1위를 가리는 이날 맞대결에서 두 팀 모두 주축 선수들을 선발에 포함시켜 자존심 대결을 펼쳤다.
이스라엘은 개막전에 선발로 나선 제이슨 마키를 시작으로 8명의 투수를 차례로 올려 1이닝씩을 담당하게 하는 등 9명의 투수를 투입해 네덜란드를 5피안타 2실점으로 막았다. 타선에서는 1회말 3점을 뽑아 기선을 제압했다.
이스라엘은 A조 4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예선 라운드를 거치고 본선에 오른 팀이다. 세계야구클래식 출전도 이번이 처음이다. 선수 대부분이 미국 출신으로 마이너리그 신분이다. 2007년 이스라엘에 프로리그가 출범했으나 1년밖에 지속되지 못했다. 그만큼 이스라엘은 ‘야구 변방’이었다. 그러나 부모의 나라를 대표해 나온 대표팀 선수들의 활약으로 이스라엘 야구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서울라운드 최우수선수(MVP)도 이스라엘에서 나왔다. 포수 라이언 라반웨이는 3경기에서 홈런 1개를 포함 9타수 5안타(0.556) 를 기록해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8일(한국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스라엘이 성공적이고 놀라운 여행을 하고 있다”며 “우리가 항상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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