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이 1일(현지시각)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17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2회전에서 데니스 이스토민(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강력한 포핸드스트로크를 구사하고 있다. 대한테니스협회 제공
“올해 클레이코트대회에서 세계 10위 알렉산드르 즈베레프, 16위 가엘 몽피스 등 정상급 선수들을 물리친 정현이 이런 좋은 흐름을 이어간다면 니시코리도 넘지 못할 상대는 아니다.”(박용국 엔에이치(NH)농협은행 감독 겸 <스포티브이>(SPOTV) 해설위원)
한국 남자테니스의 희망 정현(21·세계 67위·한국체대)이 3일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일본 간판스타 니시코리 게이(28·세계 9위)와 2017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3회전(32강)을 치르게 돼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 선수가 그랜드슬램대회 본선에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용국 해설위원은 “니시코리는 키(178㎝)가 큰 편이 아니지만 공을 한 템포 빨리 치고 노련한 경기운영을 하는 만큼, 정현이 니시코리의 다양한 패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둘의 경기는 한국시각으로 3일 밤 9시께 1번 코트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현은 지난 1일 2회전에서 세계 80위 데니스 이스토민(31·우즈베키스탄)을 1시간51분 만에 3-0(6:1/7:5/6:1)으로 제압하고 니시코리와의 격돌이 결정된 뒤 “세계적인 선수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긴장되지만 그래도 재미있을 것이다. 키가 큰 편이 아닌데도 톱 10에 진입하는 등 존경할 만한 선수다”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도 그는 “니시코리와 언젠가 한번은 경기를 해보고 싶었다. 1, 2회전에서 만났던 선수들과는 다른 스타일로 랠리를 많이 가져가는 편이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현은 올해 클레이코트에서 열린 대회에서 정규투어 4강까지 진출하는 등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 니시코리와의 격돌에 기대를 부풀린다.
정현은 개인적으로 이스토민을 잡고 그랜드슬램대회 출전 사상 처음으로 남자단식 3회전(32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앞서 2015년 유에스(US)오픈, 올해 호주오픈에서 각각 2회전까지 오른 바 있다. 2007년 유에스오픈의 이형택 이후 약 10년 만에 한국 선수로 그랜드슬램대회 남자단식 3회전에 올랐다.
그러나 니시코리와의 대결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니시코리는 남자프로테니스(ATP) 정규투어 대회 남자단식에서 11번이나 우승했고, 2015년에는 세계 4위까지 올라 역대 아시아 남자 선수로는 최고 랭킹 기록을 세운 바 있기 때문이다. 또 2014년 유에스오픈 남자단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아시아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그랜드슬램대회 단식 결승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정현은 정규투어 대회 4강이 개인 최고 성적이고, 가장 높게 오른 순위도 2015년 51위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