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3일(한국시각) 상트페테르부르크 경기장에서 열린 2017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전에서 칠레를 1-0으로 꺾고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타스 연합뉴스
아무리 공격을 잘 해도 승리 보장은 없다. 수비력이 어울려야 우승할 수 있다.
조직력 축구, 팀 축구의 독일이 컨페더레이션스컵 정상에 올랐다. 요하힘 뢰브 감독이 이끄는 독일은 3일(한국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전에서 전반 20분 터진 라르스 슈틴들의 결승골로 남미 챔피언 칠레를 1-0으로 물리쳤다. 독일은 2014년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우승팀 자격으로 이 대회에 참가해 사상 처음으로 우승컵을 챙겼다. 지난주 21살 이하 유로컵 제패까지 기쁨이 두 배였다.
축구는 11명이 발을 맞춰야 하는 경기다. 공격만이 능사가 아니다. 모두 집중하고 호흡을 맞춰야 한다. 또 결정력이 있어야 한다. 이날 칠레는 66%-34%의 공격 점유율과 슈팅수(22-8), 유효슈팅수(8-3)에서 독일을 압도했다. 하지만 최후의 승자는 독일이었다.
칠레는 초반부터 독일의 골문을 수차례 위협했지만 골키퍼 테르 슈테겐에 막히거나 공은 골문을 비껴갔다. 그러나 전반 20분 수비수의 실수로 결승골을 내줬고, 다시 뒤집을 수가 없었다. 칠레의 최종 수비수 마르셀로 디아스는 벌칙구역 선 위에서 공을 빼앗겼고, 베르너가 가로채 넘겨준 공을 받은 슈틴들은 가볍게 승패를 갈랐다.
허를 찔린 칠레는 살아난 독일의 공격력에 기를 펴지 못했다. 오히려 클라우디오 브라보 골키퍼가 없었다면 추가골을 내줄 위기를 맞기도 했다. 반격에 나선 칠레는 후반 중반부터 다시 거세게 몰아붙였다. 하지만 산체스와 바르가스, 비달, 교체 투입된 사갈 등은 결정력 부족 탓인지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독일은 이번 대회에 주전 수문장 마누엘 노이어, 미드필더 메수트 외칠과 토니 크루스, 공격수 토마스 뮐러를 부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새롭게 기용된 젊은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미드필더 레온 고레츠카나 공격수 베르너 등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은 이번 대회 날카로운 경기력을 선보여 향후 독일대표팀의 새로운 전력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뢰브 독일 감독은 외신에서 “귀국해서 어떤 선수들로 월드컵을 대비해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농담조로 말했고, 칠레 골키퍼 브라보는 “우리는 실수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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