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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샤니 데이비스 “평창에서 멋진 마무리 생각한다”

등록 2017-07-19 22:58수정 2017-07-20 06:48

겨울올림픽 개인종목 최초의 흑인 금메달
평창 준비 위해 2년째 한국체대 여름훈련
훈련 힘들지만 즐기는 마음 올림픽 준비
인종 문제에 대해선 “평생을 싸워왔다”
흑인 최초의 스피드스케이팅 올림픽금메달리스트인 미국의 샤니 데이비스(오른쪽)가 19일 한국체육대학 빙상장 앞에서 장권옥 감독과 지상훈련을 하고 있다.
흑인 최초의 스피드스케이팅 올림픽금메달리스트인 미국의 샤니 데이비스(오른쪽)가 19일 한국체육대학 빙상장 앞에서 장권옥 감독과 지상훈련을 하고 있다.

“하루 4~6시간 훈련한다. 마지막 무대를 잘 끝내고 싶다.”

미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우상’ 샤니 데이비스(35)가 19일 한국체육대학 빙상장에서 2018 평창올림픽을 앞둔 마음을 이렇게 말했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서 흑인 최초의 겨울올림픽 개인 종목 금메달을 딴 데이비스는 2010년 밴쿠버에서도 올림픽 2회 연속 1000m 금메달과 1500m 은메달을 땄다. 그 전까지 겨울올림픽 흑인 선수 금메달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때 보네타 플라워스(미국)와 저롬 이긴라(캐나다)가 있었지만 각각 봅슬레이 여자 2인승과 남자 아이스하키팀의 일원이었다.

데이비스는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친 뒤 지난해부터 2년째 한국에서 쇼트트랙으로 여름훈련을 하고 있다. 그는 “쇼트트랙은 일대일 머리싸움과 추월, 작전이 필요하다. 미세한 기술도 필요하다. 롱트랙의 기록 재기와 달라 재미있게 훈련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오전에는 얼음판 위에서 한국의 초·중·고 선수, 일본, 말레이시아, 호주에서 온 대표급 선수들과 함께 훈련했다. 1m88, 86㎏의 ‘장대’여서 다른 선수들보다 눈에 띄었다. 지난 4월 한국에 온 데이비스는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허리를 숙이고 조심스레 타다 보니까 초기엔 무릎도 아프고 옆구리도 결렸다. 지금은 괜찮다”고 했다.

데이비스의 목표는 평창올림픽에서 멋있게 선수생활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그는 “미국팀 선발전을 통과한다면 평창에서 메달을 따고 싶다. 지금은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했다. 조력자는 2003년부터 은사인 장권옥 한국체대(KNU) 인터내셔널 아카데미 감독이다. 장 감독은 미국대표팀 코치로 일하면서 데이비스가 두 차례 올림픽 메달을 따는 데 공헌한 일등공신이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에서 안톤 오노와 함께 쇼트트랙 대표로 출전했으나 입상하지 못한 데이비스에게 스피드로 전향할 것을 권유한 것도 장 감독이다. 소치올림픽 때 장 감독과 함께하지 못했던 데이비스는 “장 감독과 훈련하면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데이비스는 오전·오후 두 차례 훈련에 집중한다. 데이비스는 “미국에 있으면 비디오게임도 하고 텔레비전도 보고 친구도 만났을 것이다. 여기서는 먹고 자고 훈련하는 게 일상이다. 체력적으로 확실하게 몸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물론 나이는 속일 수가 없다. 그는 “한국의 쇼트트랙 훈련은 무척 힘들다. 옛날에는 훈련하면 피로가 쉽게 풀렸으나 지금은 회복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웃었다. 한국 음식도 그의 원기를 북돋는 에너지원이다. 그는 “차돌박이나 삼겹살, 비빔밥을 좋아한다. 거의 한국식으로 먹는다”고 했다.

유럽과 백인 중심의 겨울스포츠가 흑인인 그에게 힘들지는 않았을까? 그는 “어려서부터 스케이트를 탈 때부터 무언가 걸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언제나 오르막길이었고, 늘 투쟁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실력으로 보여주기 위해 더 열심히 훈련했다. 흑인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고독을 안고 살았지만 그의 영혼은 아이처럼 투명했다.

8월 미국으로 돌아가는 그는 “나는 이미 올림픽 챔피언의 꿈을 이뤘다. 과거에는 압박감으로 경기에 나섰지만 평창에서는 여유와 경험, 즐기는 기분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했다. “올웨이스 파이팅”(Always fighting)의 자세로 살아온 그에게 평창 이후엔 두 가지 길이 있다. 그는 “아이들이나 대표팀을 가르치는 코치의 길을 가거나, 아니면 공부를 위해 노던미시간대 3학년에 복학할 것”이라고 했다.

글·사진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샤니 데이비스가 19일 한국체육대학 빙상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포즈를 잡고 있다.
샤니 데이비스가 19일 한국체육대학 빙상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포즈를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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