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농구 대표팀 허웅이 21일 새벽(한국시각)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2017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3-4위전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은 허웅의 20득점 활약 속에 뉴질랜드를 80-71로 꺾고 3위를 차지했다. 국제농구연맹 누리집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2017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을 3위로 마감했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FIBA 랭킹 30위)은 21일 새벽(한국시각)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대회 3-4위전에서 3점슛 5개를 포함해 20점을 넣은 허웅(상무)의 활약을 앞세워 뉴질랜드(20위)를 80-71로 물리쳤다. 이미 조별리그에서 뉴질랜드를 76-75로 이긴 바 있는 한국은 피바 순위가 10계단이나 높은 뉴질랜드를 다시한번 제압하며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한국은 16개 나라가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를 2승1패로 마친 뒤 8강 결정전에서 일본, 8강에서 필리핀을 연파했고, 이란과 4강전에서 81-87로 분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지만 3-4위전에서 뉴질랜드를 꺾고 이번 대회를 3위로 마감하며 세대교체의 성공을 알렸다. 이어 열린 결승에서 아시아컵에 처음 출전한 호주는 이란을 79-56, 23점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은 1쿼터 초반 5-13으로 끌려가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후 오세근(KGC인삼공사)의 자유투 2개와 최준용(SK)의 3점슛, 김종규(LG)의 덩크슛 등으로 순식간에 1점 차로 따라붙었다. 이어 허재 감독의 장남 허웅의 잇단 3점포로 1쿼터 25-17의 8점 차 리드를 잡았다.
전반을 44-31로 마친 한국은 3쿼터에서도 이 점수 차를 유지했다. 그러나 69-55로 앞서던 4쿼터 중반 위기가 닥쳤다. 뉴질랜드는 잇따라 9득점하며 종료 5분을 남기고 69-64까지 추격했다.
한국 남자농구대표팀 김선형(왼쪽)이 21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2017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뉴질랜드와의 3-4위전에서 날렵하게 돌파를 성공하고 있다. 김선형은 이날 13득점, 6튄공잡기, 7도움주기, 5가로채기의 맹활약을 펼치며 한국의 80-71 승리를 이끌었다. 국제농구연맹 누리집
그러나 최대의 고비에서 오세근이 중거리슛으로 한숨을 돌렸고 71-66에서는 김선형(SK)이 속공 레이업으로 2점을 보탰다. 종료 1분 전에는 전준범(모비스)의 3점포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허웅에 이어 오세근과 최준용이 나란히 14점을 올렸다. 오세근은 8튄공잡기를 보탰고, 최준용은 튄공잡기와 도움주기를 각각 7개씩 기록했다. 특히 김선형은 13득점, 6튄공잡기, 7도움주기, 5가로채로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한국은 2011년과 2013년 대회에서 잇따라 3위에 올랐지만 직전 대회인 2015년 중국 창사 대회에는 6위에 머물러 ‘창사 참사’로 불렸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김주성(38·동부), 양동근(36·모비스) 등 노장들은 물론 혼혈선수까지 모두 제외하고 평균 나이 26살의 젊은 선수들로 세대교체를 단행해 큰 성공을 거뒀다. 오세근은 이번 대회 베스트5에 선정됐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 21일 전적
△3∼4위전 한국 80-71(25:17/19:14/22:22/14:18) 뉴질랜드
△결승전 호주 79-56 이란
△5∼6위전 중국 79-78 레바논
△7∼8위전 필리핀 75-70 요르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