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들이 서울 덕수궁 앞에서 진행된 서울시체육회의 ‘찾아가는 체육관’에 참여해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사진 서울시체육회 제공
올해로 3년째를 맞는 서울시 에스(S)리그는 ‘스포츠특별시’ 서울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생활체육 리그다. 출범 첫해인 2015년 3개 종목 747개 팀, 1만463명, 지난해 1067개 팀, 1만5250명에서 올해는 축구, 농구, 탁구, 족구, 배구 등 5개 종목에서 1178개 팀, 1만7366명이 참가해 해마다 성장세가 뚜렷하다. 기존 생활체육 클럽이나 동호회 가입 여부와 무관하게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신청만 하면 참가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한 ‘열린 리그’다. 4~8월 지역리그, 9~10월 권역리그, 11월 결선대회가 치러진다. 에스리그 참가자들의 만족도는 대단히 높다. 지난 9월 진행된 시민리그 만족도 조사에서 참여자의 76.5%가 리그 재참가 의향을 밝혔다. 경기 승점제 운영, 누리집(홈페이지)을 통한 경기 결과의 신속한 공지, 그리고 빠른 피드백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문 기관과 전문 심판의 체계적인 운영, 장벽을 낮춘 시설 대관, 지역 간 교류 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대한체육회로 대표되는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의 통합 이후 한국 스포츠의 지형이 달라지고 있다. ‘모든 국민이 스포츠를 즐기는 활기찬 나라’는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다. 올림픽에서 메달만 많이 따는 ‘스포츠 강국’이 아닌 ‘모두의 스포츠’를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스포츠 선진국’을 꿈꾼다. 이 가운데 한국의 ‘스포츠특별시’ 서울의 생활체육은 모범 사례가 많다.
우선 생활 속 스포츠를 통해 건강과 활기를 찾는 ‘서울아 운동하자’는 서울시의 생활체육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서울시 스포츠단 엘리트 선수들에게 직접 배우고 체험하는 ‘스포츠 재능 나눔’ 캠페인도 시민들의 호응이 뜨겁다. 지난해부터 운동할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들을 위한 ‘찾아가는 체육관’, ‘직장건강운동회’ 등 직장 체육 활성화 프로그램도 활기를 띠고 있다. 4~11월까지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오전 11시~오후 1시)에 스포츠 지도자가 직장 근처로 직접 찾아가 스포츠 활동을 독려한다. 셔플보드, 미니탁구, 스포츠스태킹, 미니골프 등 흥미진진한 운동장비를 버스에 한가득 싣고, 삶에 지친 직장인들을 찾아간다. 호응도 높다. 직장 근처에서 서울시 ‘찾아가는 스포츠’의 방문으로 탁구를 즐긴 회사원 박청균(42)씨는 “평소 운동할 겨를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탁구를 치니 신나고 즐거웠다”며 웃음지었다.
생활체육 참가자가 늘면서 서울시는 지난 3년간 축구장 23개에 맞먹는 면적의 생활체육시설을 확충했고, 현재 야구장, 축구장 등 62개 시설을 추가 조성 중이다.
박원순 서울시체육회장은 “서울시는 생활체육을 의료비 등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대표적인 예방 행정이자 시민의 건강을 지키는 안전 행정 차원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시민 누구나 함께 참여하는 생활 스포츠의 새 장을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빙상장에서 남녀노소가 어울려 컬링경기를 즐기고 있다. 서울시체육회 제공
■
‘생활체육 천국’ 독일의 사례 독일 프랑크푸르트는 생활체육, 스포츠클럽의 천국이다. 인구 60만명 중 18만명이 축구, 핸드볼, 수영, 요가, 태권도 등 100여개 종목 430여개 스포츠클럽에 몸담고 있다. ‘모두를 위한 스포츠’라는 독일 생활체육의 슬로건에 어울리게 스포츠클럽의 한달 평균 회비는 7.5유로(약 1만원)에 불과하다. 가족 단위는 15유로 이내의 월회비로도 참여가 가능하다.
독일 역시 1950년대까지 엘리트 중심, 경쟁 중심의 체육정책이 주를 이뤘다. 그 뒤 1959년 뒤스부르크에서 ‘스포츠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여가활동’임을 알리는 ‘스포츠 제2의 길’이 선포됐다. 특히 독일체육연맹(DSB)이 1970~1994년 집중적으로 추진한 ‘트림 캠페인’은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생활체육 활성화 운동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캠페인은 ‘다시 달리자!’, ‘스포츠는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당신의 심장 박동수를 130에 맞춰라’ 등의 친근한 구호로 국민들에게 다가섰다. ‘트림 캠페인’ 10년 만인 1980년 독일 국민의 90% 이상이 이 캠페인을 인지했고, 전 국민의 49%가 직접 운동에 참여하게 됐다.
정창수 서울시체육회 사무처장은 “독일의 생활체육 활성화는 ‘트림 캠페인’ 등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에서 비롯됐고 시민들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로 성공할 수 있었다”며 “우리의 생활체육 역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사진 서울시체육회 제공
독일 프랑크푸르트 라크로스유소년클럽 남녀 청소년들이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서울시민들이 서울 덕수궁 앞에서 진행된 서울시체육회의 ‘찾아가는 체육관’에 참여해 탁구를 즐기고 있다. 사진 서울시체육회 제공
서울시민들이 서울 덕수궁 앞에서 진행된 서울시체육회의 ‘찾아가는 체육관’에 참여해 테니스를 즐기고 있다. 사진 서울시체육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