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창 참가 어떤 모습일까
1990년이후 17개 국제대회 교류
시드니올림픽 때 첫 공동입장 뒤
깃발·단가·단복 관례 만들어져
“한반도기 외엔 20일 로잔서 결정”
단일팀은 아이스하키가 세번째
1991년 탁구·축구처럼 감동 기대
1990년이후 17개 국제대회 교류
시드니올림픽 때 첫 공동입장 뒤
깃발·단가·단복 관례 만들어져
“한반도기 외엔 20일 로잔서 결정”
단일팀은 아이스하키가 세번째
1991년 탁구·축구처럼 감동 기대
북한이 평창 겨울올림픽에 선수단, 대표단, 응원단, 예술단, 태권도 시범단 등 전례 없이 다양한 형태의 사람들을 파견하기로 하면서 이들이 어떤 모습으로 남쪽을 찾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림픽 개막식과 함께 모습을 드러낼 ‘한반도기를 든 남북 공동입장’은 전례가 많아 비교적 쉽게 모습을 짐작해볼 수 있다. 1990년 이후 17차례 국제대회에서 여러 방식의 남북 체육교류가 이뤄졌는데, 이 가운데 ‘남북 공동입장’이 9차례나 성사됐다.
첫 사례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이다. 당시 남북 선수단은 감색 재킷과 밝은색 하의를 똑같이 맞춰입은 채, 한반도기 하나를 맞잡은 남쪽 기수 정은순(여자농구)과 북쪽 박정철(유도)을 앞세워 입장했다. 선수단과 대표단 일부가 자유롭게 손을 맞잡기도 했다. 입장 당시 연주되는 국가는 양쪽 합의에 따라 민요 ‘아리랑’이 대신했다. 당시 남북이 합의한 ‘한반도기와 아리랑 단가 사용’은 부산 아시안게임(2002년), 아오모리 겨울아시안게임과 대구 여름유니버시아드대회(2003년), 아테네 올림픽(2004년)을 비롯해 2007년까지 9차례 국제대회에서 남북 공동입장 때마다 ‘관례’처럼 쓰여왔다. 이명박 정부 이후 공동입장의 맥이 끊긴 만큼, 문재인 정부가 평창에서도 이러한 수순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합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17일 차관급 실무회담 공동보도문에도 “개회식에 한반도기를 앞세워 공동입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단복의 경우 이전에는 북쪽이 사전협의 단계에서 공동입장에 필요한 단복 제작을 남쪽에 요청하는 방식으로 ‘단일화’했지만, 17일 남북 실무회담 공동보도문에는 구체적 내용이 담기지 않아 협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단가와 단복 문제는 정해진 바가 없고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결정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1991년 이후 27년 만에 사실상 성사 단계에 이른 남북단일팀의 모습도 윤곽이 드러났다. 역대 남북단일팀이 성사된 것은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 두차례뿐이다. 당시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여자탁구가 단체전에서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따는가 하면, 청소년 축구는 세계 최강 아르헨티나를 꺾고 ‘8강 진출 신화’를 이루는 등 최상의 효과를 냈다. 평창에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허락을 얻어 남쪽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에 북쪽 선수 6명 안팎을 합류시키는 방안이 유력하다. 갑작스러운 단일팀 구성으로 혼란도 빚어졌지만 막상 남북한 선수가 함께 경기에 나서면 특히 일본과의 경기도 예정돼 있어 감동과 함께 역사에 남을 명장면도 기대된다.
모처럼 남쪽을 방문하게 된 북쪽 응원단도 흥미롭다. 북쪽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응원단을 보냈다. 당시 만경봉 92호를 타고 부산 다대포항에 도착한 280여명의 여성 응원단이 발랄한 이미지와 공연을 곁들인 독특한 응원으로 국내에 ‘신드롬’ 수준의 인기를 불러왔다. 북한 응원단을 ‘응원’하는 인터넷 팬카페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북한은 이듬해 대구 여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도 부산 김해공항을 통해 비슷한 방식으로 300여명의 응원단을 보냈다. 하지만 북한 응원단은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 124명이 파견된 뒤, 13년간 발길을 끊었다. 이번에는 230명 규모의 응원단이 육로를 이용해 처음 남쪽으로 넘어온다. 북한이 요구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응원단과 예술단, 참관단, 기자단까지 포함하면 줄잡아 600명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가 올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지난해 무주 세계태권도연맹(WTF) 선수권대회를 찾았던 북한 태권도 시범단도 평창올림픽 기간에 실전 격투기에 가까운 북한 특유의 강하고 빠른 태권도로 또 다른 볼거리를 줄 것으로 보인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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