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인천 선학국제빙상장에서 열린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과 카자흐스탄의 경기에서 양팀 선수들이 엉켜 몸싸움을 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에 가려 있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올림픽 본선을 앞두고 서서히 리듬을 끌어올리고 있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남자 아이스하키대표팀은 5일 밤 인천 선학국제빙상장에서 열린 카자흐스탄과의 2차 평가전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3일 1차전 패배(1-3)와 달라진 것은 선수들의 활동력. 1차전에서 몸이 무거웠던 선수들은 이날 2차전에서 스피드와 기동력을 앞세워 과거 넘보지 못했던 카자흐스탄을 대파했다. 역대 카자스흐탄과의 평가전 2승13패.
카자흐스탄(세계 17위)은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톱 디비전에서 활약했던 강호다. 지난해 삿포로 아시안게임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다. 과거에는 한국팀(21위)이 상대할 수도 없는 팀이었다. 하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4년간 조련된 대표팀의 저력이 폭발하면서 이날은 카자흐스탄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2피리어드 초반 파워 플레이(숫적 우위) 기회에서 마이크 테스트위드가 첫골을 따내 기선을 제압했다. 수비수 김원준이 장거리 샷을 하자, 문앞의 테스트위드가 스틱으로 살짝 방향을 틀어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박우상의 추가골과 경기 종료 직전 마이클 스위프트의 슬랩샷으로 완승을 거뒀다. 스위프트의 골 역시 파워플레이 상황에서 나와 올림픽 본선에서의 득점 해법에 지혜를 줄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본선에서 약팀인 한국이 득점할 수 있는 가능성은 상대 선수 1명이 일시적으로 퇴장당한 파워플레이 상황일 때 높아진다. 대표팀은 그동안 파워플레이 득점에 약했지만, 이날은 완전히 달랐다.
백지선 감독은 이날 경기 뒤 “실전과 가깝게 경기했다. 정확도가 올라갔다”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카자흐스탄과의 1차전에서 몸을 풀었다면 2차전부터는 강도를 높였다. 선수들의 몸과 마음의 상태도 본선 첫 경기에 100%를 넘어서도록 끌어올릴 계획이다.
대표팀은 올림픽 출전국인 15위 슬로베니아(8일), 최강 러시아 평가전(10일) 등 본선에 앞서 마지막 두 차례 평가전을 더 치른다. 이후 올림픽 본선 A조에서 15일 체코(6위), 17일 스위스(7위), 18일 캐나다(1위)와 맞선다. 백 감독은 “점점 힘든 경기들을 치를 것이다. 우리도 강도를 높여서 맞서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백 감독은 4일 남북 여자 단일팀과 스웨덴의 경기와 관련해, “진짜 진짜 많이 늘었어”라고 여자 대표팀을 극찬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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