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과 선수들이 2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국민은행을 꺾고 정규리그와 챔피언전 통합우승을 차지한 뒤 환호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경기 전 “(6시즌 연속 통합우승에 대한 감회 같은) 그런 건 없다. 겸손해서가 아니라 정말 생각해본 적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대신 선수들을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적해 온) 김정은 선수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도 없었다”고 했고, 38살의 노장 임영희에 대해선 “해마다 마음속으로는 임영희 선수가 엠브이피(MVP)를 받았으면 한다. 그 선수를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다”고 했다. 선수들은 이런 위 감독에게 우승을 선물했다.
2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3차전. 위성우 감독은 4쿼터 종료 6분여 전 우리은행이 김정은의 3점슛과 임영희의 돌파슛으로 64-49, 15점 차로 달아나자 승리를 확신한 듯 오른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아산 우리은행은 청주 국민은행을 75-57로 꺾고 내리 3연승을 달리며 2012~2013 시즌부터 6년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2006~2007 시즌부터 2011~2012 시즌까지 신한은행이 세운 기록과 타이다. 또 1999년 여자프로농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통산 10번째 챔피언에 등극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신한은행 코치 시절 6시즌 연속 통합우승에 이어 우리은행 사령탑으로 다시 6시즌 연속 통합우승의 대기록을 썼다. 또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이 가지고 있던 5시즌 연속 통합우승 기록도 넘어섰다. 위 감독은 “개막 후 2패로 시작한 힘든 시즌에서 우승해 정말 기쁘다”고 했다.
챔피언전 최우수선수는 기자단 투표에서 84표 중 53표를 얻은 김정은이 차지했다. 재기에 성공하며 2006년 데뷔 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챔피언 반지를 낀 김정은은 “꿈만 같다. 동료들에게 감사하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우리은행은 임영희, 김정은, 박혜진, 나탈리 어천와로 짜인 ‘판타스틱4’에 홍보람이 ‘베스트5’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홍보람은 1쿼터 종료 직전 23-8의 우위를 만드는 버저비터 3점슛을 만들더니, 2쿼터에서도 종료 직전 3점슛으로 전반 35-24의 리드를 가져왔다.
국민은행은 외국인 선수가 2명 모두 뛰는 3쿼터에서 정미란, 모니크 커리, 강아정의 연속 3점슛으로 맹추격했다. 커리는 3쿼터에서만 14득점으로 ‘커리 타임’을 만들며 3쿼터 종료 3분 전 42-44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신한은행과의 플레이오프 3경기를 포함해 11일 동안 6경기를 치른 국민은행 선수들은 체력이 바닥났다. 국민은행 안덕수 감독은 “솔직히 상대 벤치가 준비를 더 잘한 것 같다”며 패배를 시인했다.
청주/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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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선수에 등극한 김정은. 한국여자농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