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원주 디비(DB)가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최저연봉팀 챔피언에 도전한다. 사진 한국농구연맹(KBL) 제공
프로농구 원주 디비(DB)가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최저연봉팀 챔피언에 도전한다.
디비는 이번 시즌 개막 전 ‘꼴찌 후보’로 꼽혔다. 슈터 허웅의 입대와 김주성의 노쇠화, 윤호영의 부상 공백이 겹쳤고, 이상범 감독이 새로 사령탑을 맡아 팀이 채 정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비는 예상을 뒤엎고 정규리그에서 37승17패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사실 디비는 개막 전 객관적인 지표로도 최약체였다. 연봉총액상한(샐러리캡) 소진율에서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70%대를 기록하며 최하위(73.86%)였다. 프로 선수들의 능력은 돈과 직결되기 때문에 샐러리캡 소진율이 많은 팀과 성적은 비례해야 하는 게 상식이다.
이번 시즌 샐러리캡 소진율을 보면, 1위 삼성(22억9504만원), 2위 에스케이(SK·22억5900만원), 3위 케이씨씨(KCC·22억5711만원), 4위 인삼공사(20억8854만원), 5위 현대모비스(20억8395만원)로 삼성을 빼곤 모두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반면 디비는 16억9880만원으로 최하위였지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소진율 9위 전자랜드도 18억8000만원에 불과했지만 6강 플레이오프에서 케이씨씨와 접전을 펼치며 4강 일보직전까지 갔다.
샐러리캡 소진율 최하위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적은 두 번 있다. 2005~2006시즌과 2008~2009시즌의 울산 현대모비스다. 하지만 두 번 모두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이번 시즌 디비는 서울 에스케이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앞서가며 사상 첫 최저연봉팀 챔피언을 꿈꾸고 있다. 그 꿈은 과연 실현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