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판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남자부 자유계약선수(FA) 중 최대어로 꼽히는 레프트 전광인(27·한국전력)이 9일 소속팀을 떠날 뜻을 분명히 밝히면서 연쇄 이동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여자부에서 박정아(한국도로공사) 등 대어급 자유계약선수들이 대거 이동하면서 6개 구단의 전력 재편성이 이뤄졌다면, 올해는 남자부에서 주전급이 다수 포함된 22명이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향후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
남자배구 대표팀에 발탁된 전광인은 9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기자들과 만나 “더 좋은 환경에서 배구를 하고 싶다”며 “배구를 즐겁게 할 수 있고 내 몸상태를 잘 관리해줄 수 있는 팀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주 이미 구단에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전광인은 “어떻게 말씀드려야 하나 고민했는데 단장님, 감독님 등이 오히려 덕담을 해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낯선 환경에 대한 겁도 나지만 기회가 왔을 때 변화를 주고 싶다. 선수들이 많이 이적해야 프로배구가 더 활성화된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전광인 등 자유계약선수들은 소속팀과의 1차 협상기간인 14일 이후에는 다른 구단과의 접촉이 가능하다. 주포인 전광인이 이탈하는 한국전력은 당장 선수 보강이 시급하다. 보상선수를 받게 되지만 적극적인 영입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우리카드는 센터 박상하가 삼성화재로 이적하자 세터 유광우를 보상선수로 받아 전혀 다른 배구를 펼쳤고, 여자부에서는 흥국생명이 센터 김수지가 아이비케이(IBK)기업은행으로 옮기자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과 남지연을 영입해 전력 보강을 시도했다.
남자부에서는 전광인 외에도 대한항공의 한선수(세터)와 신영수(레프트), 오케이(OK)저축은행의 창단멤버인 송명근·송희채(이상 레프트), 이민규(세터) 등이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고 케이비(KB)손해보험의 주포 이강원(라이트)도 자격을 획득했다. 이들은 팀의 주력인 만큼 소속팀들의 재계약 의지가 강하지만 아직 잔류가 확정된 선수는 없다.
남자부는 또 외국인선수에 따라 새 시즌 선수 운용이 달라질 수 있다. 우리카드는 10일 이탈리아 몬차에서 열린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는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어 리버맨 아가메즈(33·콜롬비아)를 선택했다. 아가메즈는 한때 ‘세계 3대 공격수’로 불렸고 대부분의 감독들이 가장 눈에 띄는 선수로 꼽았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기존의 선수들은 수비 부분을 발전시키고, 아가메즈를 활용한 공격 루트를 세터 유광우를 통해 주문하겠다”며 아가메즈를 중심으로 한 새 전략을 밝혔다.
대한항공과 삼성화재, 케이비(KB)손해보험은 2018~2019시즌에도 가스파리니와 타이스, 알렉스 등과 함께 해 안정적인 팀 운영이 가능해졌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우리카드에서 뛰었던 파다르를 선택했고 오케이(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은 요스마니 에르난데스와 사이먼 헐치를 새로 품게 돼 팀 운영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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