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농구 사상 두번째로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뛰게 된 박지수(가운데).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제공
여자농구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20·196㎝)가 한국 선수로는 15년 만에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정규리그 출전선수 명단(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박지수의 소속팀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는 18일(한국시각) 2018시즌 개막 엔트리 12명 중 박지수를 포함한 11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한국 선수가 미국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것은 2003년 시애틀 스톰에서 뛴 정선민(44) 신한은행 코치 이후 박지수가 사상 두 번째다. 그동안 한국 선수는 2007년 김계령, 2017년 고아라 등이 시범경기에 출전했으나 정규리그 엔트리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박지수를 포함해 17명의 선수를 보유한 라스베이거스는 이날 시드니 콜슨, 모건 윌리엄, 발레리안 에이아이 등 3명을 방출하고 다른 3명은 임시 보류 선수 명단에 올리면서 개막 로스터를 11명으로 맞췄다. 임시 보류 선수 명단에 올라간 선수는 현재 터키 리그에서 뛰고 있는 켈시 플럼과 케일라 맥브라이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이사벨 해리슨 등 3명이다. 이 가운데 현재 챔피언결정전을 치르고 있는 플럼과 맥브라이드는 터키 리그 일정이 끝나는 대로 라스베이거스에 합류할 예정이다. 라스베이거스 구단은 인터넷 누리집을 통해 “개막전이 열리기 전 선수 1명을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수는 지난달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7순위로 미네소타 링스에 지명된 이후 곧바로 라스베이거스로 트레이드됐다. 박지수는 21일 정규리그 개막전인 코네티컷과의 원정 경기에 나선다. 박지수는 팀에서 올해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에이자 윌슨(22·193㎝)과 켈시 본(27·193㎝), 캐롤린 스워즈(29·198㎝) 등과 주전 경쟁을 펼친다. 나아가 자신의 ‘롤모델’인 캔디스 파커(32·193㎝·LA 스파크스)를 비롯해 존쿠엘 존스, 실비아 파울스, 티나 찰스, 브리트니 그라이너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과 골밑에서 기량을 겨루게 됐다.
박지수는 두 차례 시범경기에서 20분 이상 뛰며 평균 6점, 4.5튄공잡기, 2.5블록슛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블록슛에서는 시범경기 전체 2위에 오르며 골밑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박지수는 또 개막을 앞두고 진행된 12개 구단 단장 설문 조사에서 ‘이번 시즌 가장 기대되는 외국인 선수’ 부문 공동 2위, ‘현재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으나 성공할 것으로 예상하는 신인 선수’ 부문 공동 4위에 오르기도 했다.
박지수는 정규리그 엔트리가 확정된 직후 “저를 좋게 봐주신 감독, 코칭스태프에게 감사드린다”며 “이제 시범경기가 아닌 진짜 시즌이기 때문에 처음에 출전 시간을 얼마나 부여받을지 모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지수는 국가대표 출신 센터 박상관 전 명지대 감독과 배구 청소년 대표를 지낸 이수경씨의 1남1녀 중 둘째다. 오빠 박준혁은 농구에서 배구로 전향해 현재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에서 뛰고 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