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고 슈바르츠만.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누리집
키 2m 안팎의 ‘골리앗’들이 즐비한 세계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무대에서 1m70에 불과한 ‘다윗’이 눈길을 끌고 있다. 강력한 포핸드 스트로크와 빠른 리턴샷으로 클레이코트에서 열린 정규투어 남자단식에서 두차례(2016 이스탄불오픈, 2018 리우데자네이루오픈) 우승한 ‘작은 거인’이다.
주인공은 아르헨티나 출신의 디에고 슈바르츠만(26). 세계랭킹 12위이지만 팬들에게 다소 생소한 그가 시즌 두번째 그랜드슬램대회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같은 나라의 1980년대 세계적 축구스타 디에고 마라도나(1m67)를 존경해 ‘디에고’라는 세례명을 갖게 됐다.
‘피케’(Peque·왜소하다는 뜻의 포르투갈어)라는 별명을 가진 슈바르츠만은 7일 새벽(한국시각)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18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8강전에서 세계 1위로 강력한 우승후보인 라파엘 나달(32·스페인)을 맞아 첫 세트를 6-4로 잡아 지구촌 테니스팬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나달은 최근 이 대회에서 37세트 연속 승리 중이었지만 슈바르츠만한테 맥을 못추고 세트 무실점 행진을 중단했다. 이후 3-5로 뒤진 상황에서 경기가 비로 순연됐다.
슈바르츠만은 앞선 4회전에서는 자신보다 33㎝나 큰 세계 7위 케빈 앤더슨(32·2m3·남아공)을 상대로 3-2(1:6/2:6/7:5/7:6<7:0>/6:2)로 기적같은 역전승을 거둬 파란을 일으켰다. 슈바르츠만이 만일 나달을 꺾으면 4강에서도 자신보다 30㎝ 가까이 큰 또다른 골리앗을 상대해야 한다. 1m98로 똑같은 세계 4위 마린 칠리치(30·크로아티아)와 세계 6위 후안 마르틴 델포트로(30·아르헨티나) 승자와 만난다. 두 선수의 경기도 1세트 타이브레이크 5-5에서 중단됐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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