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리크 케르버가 14일(현지시각) 2018 윔블던 여자단식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WTA 홈페이지
여자테니스 세계 10위 안젤리크 케르버(30·독일). 그가 전 세계 1위 서리나 윌리엄스(37·미국)를 물리치고 2018 윔블던(총상금 3400만파운드=499억원) 여자단식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독일 선수의 이 대회 여자단식 우승은, 1996년 슈테피 그라프 이후 22년 만이다.
케르버는 14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12일째 여자단식 결승에서 지난해 9월 딸을 낳고 올해 코트로 복귀하는 바람에 세계 181위로까지 처진 서리나 윌리엄스를 맞아 빠른 발을 이용한 예리한 리턴샷을 선보이며 65분 만에 2-0(6:3/6:3)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2016년 호주오픈과 유에스(US)오픈에 우승했던 케르버는 개인통산 3번째 그랜드슬램대회 여자단식 정상에 올랐다. 이제 프랑스오픈(롤랑가로스)에서만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225만파운드(33억5000여만원).
앞서 케르버는 지난 2016년 윔블던 여자단식 결승에서 서리나 윌리엄스에 져 준우승을 차지했는데, 2년 만의 리턴매치에서 완승을 거두고 전 세계랭킹 1위의 위용을 뽐냈다. 폭발적인 서비스와 강한 스트로크를 구사하는 서리나는 이번 대회 승승장구했으나, 케르버의 탁월한 수비와 코트 커버 능력에 힘을 쓰지 못하고 무너졌다.
케르버는 2016년 두번이나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거머쥐며 최고의 한해를 보냈으나 이후 부진했다. 지난해 호주오픈과 윔블던에서 16강까지 올랐고, 프랑스오픈과 유에스오픈에서는 1회전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하지만 올해 호주오픈 4강, 프랑스오픈 8강 진출로 재기의 신호탄을 쏘아올렸고, 윔블던 우승으로 세계랭킹을 4위까지 끌어올리게 됐다.
서리나 윌리엄스는 이날 우승했더라면 그랜드슬랜대회 여자단식 통산 24회 우승으로 마거릿 코트(호주)의 최다우승 기록과 동률을 이룰 수 있었으나 물거품이 됐다. 윔블던 여자단식에서 7번 우승한 서리나 윌리엄스가 이 대회 단식 결승에서 패한 것은 2004년과 2008년 이후 3번째다.
한편, 세계 21위 노박 조코비치(31·세르비아)는 앞서 열린 남자단식 4강전에서 세계 1위 라파엘 나달(32·스페인)을 3-2(6:4/3:6/7:6<11:9>/3:6/10:8)로 물리쳤다. 2015년 우승 이후 3년 만에 윔블던 남자단식 결승에 오른 조코비치는 15일 세계 8위 케빈 앤더슨(32·남아공)과 우승을 다툰다. 상대전적에선 조코비치가 5승1패로 앞서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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