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가 16일(한국시각) 윔블던테니스대회 남자단식에서 우승한 뒤 우승컵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남자프로테니스(ATP) 전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21위·세르비아)가 2년 만에 메이저대회 정상에 복귀했다.
조코비치는 15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총상금 3400만 파운드·약 499억원)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케빈 앤더슨(8위·남아공)에 3-0(6:2/6:2/7:6<7:3>)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조코치비는 윔블던 남자단식에서 2015년 이후 3년 만에 개인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또 개인통산 13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의 20회,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의 17회에 이어 3위 기록을 이어갔다.
조코비치는 2015년 프랑스오픈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고, 2016년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을 연거푸 제패했다. 그러나 그해 윔블던 3회전 탈락을 시작으로 나락으로 떨어졌고, 세계랭킹도 20위권 밖으로 밀렸다. 2016년 유에스(US)오픈 준우승을 끝으로 메이저대회 결승에 오르지 못했고, 그해 말에는 앤디 머리(149위·영국)에게 세계 1위를 내줬다. 2017년에는 부상과 부진으로 메이저대회 8강이 최고 성적이었다.
2017년 유에스오픈에 불참했던 그는 올해 호주오픈을 통해 재기를 모색했지만, 16강전에서 정현(22위·한국체대)에게 덜미가 잡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 우승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알렸다. 이번 대회 12번 시드를 받은 조코비치는 16강에서 카렌 카차노프(40위·러시아), 8강에서 니시코리 게이(28위·일본)를 연거푸 잡은 뒤 4강에서 나달과 5시간 15분 혈투 끝에 3-2(6:4/3:6/7:6<11:9>/3:6/10:8)로 승리해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조코비치는 나달과의 경기가 4세트 도중 일몰로 하루 순연된 탓에 결승 전날인 14일에야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가 16일(한국시각) 윔블던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 경기를 펼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그러나 조코비치는 결승에서 정확한 서브와 적극적인 네트 플레이로 앤더슨보다 한수 위의 기량을 선보였다. 1세트와 2세트를 연거푸 6-2로 가볍게 따낸 조코비치는 3세트 들어 앤더슨의 서비스가 살아나며 어려움을 겪었다. 게임 스코어 5-6으로 뒤진 상황에서 브레이크 포인트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브 에이스로 6-6을 만든 뒤 타이브레이크에서 7-3으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해 만 32살로 지난해 유에스오픈 준우승이 메이저대회 개인 최고 성적인 앤더슨은 프로 통산 11년 만에 처음으로 윔블던 결승에 올랐지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앤더슨은 페더러와의 8강에서 0-2로 끌려가다가 3-2(2:6/6:7<5-7>/7:5/6:4/13:11)로 기적 같은 역전승을 따냈다. 이때 걸린 시간은 4시간 14분이었다.
이어 4강에서는 존 이스너(10위·미국)와 윔블던 사상 두 번째로 긴 시간이 소요된 6시간 36분의 혈투 끝에 3-2(7:6<8-6>/6:7<5-7>/6:7<9:11>/6:4/26:24)로 이기고 결승에 올랐다.
앤더슨은 앞선 2경기를 합쳐 10시간 넘게 경기한 탓인지 조코비치를 상대로는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 채 무릎을 꿇었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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