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원주 디비와 창원 엘지의 경기에서 디비 팬들이 응원하고 있다. KBL 제공
“한눈 팔새가 없다.” “빨라졌다.”
개막 뒤 10경기를 치른 2018~2019 프로농구의 키워드는 속도다. 빨라진 경기의 요소는 제도의 변화 때문이다. 먼저 외국인 선수들의 신장이 작아졌다. 지난 시즌에는 2m 이상의 장신들이 골밑에서 욱여넣듯이 득점원 구실을 한 적이 많다. 올해는 어림없다. 키가 큰 외국인 선수의 키를 2m 이하로 정했고, 작은 외국인 선수는 1m86을 넘을 수 없다. 각 팀의 외국인 선수는 장·단신 모두 기술이 좋고 기동성이 뛰어난 선수로 구성했다.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U파울) 규정도 무척 엄격해졌다. 지난 시즌까지 각 팀은 경기 막판 반칙을 작전에 사용하거나, 작전 타임을 부르기 위해 상대에 반칙하는 경우가 있었다. 지금은 그렇게 할 수 없다. 공을 터치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범하는 반칙에 자유투 2개와 공격권을 주는 유파울을 줄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국제농구협회(FIBA)의 룰에 따라 선수들의 몸싸움에 대해 휘슬을 쉽게 불지도 않는다. 어느 정도 몸싸움을 허용하는 것이다. 과거엔 조금만 터치를 하더라도 민감하게 반칙을 불러 경기가 자주 끊겼다. 여기에 할리우드 액션으로 심판을 속인 행동은 나중에 비디오 판독으로 벌금 등의 징계를 받기 때문에 눈속임할 수도 없다. 공격 팀이 반칙을 범했을 때, 프런트코트에서 새로운 공격을 시작하면 제한시간 14초로 단축된 것도 속도감 있는 경기를 위해서다.
시즌 초반이지만, 10경기를 치른 17일 현재 경기당 반칙은 16.7개로 지난 시즌 평균(19.3개)보다 줄었다. 반면 속공은 7.2개로 지난 시즌 5.7개, 경기당 득점은 88.1점으로 지난 시즌 84.1점보다 늘었다. 다만 개인기가 출중한 외국인 단신 테크니션의 대거 등장으로 토종 가드진의 역할은 줄어들었다. 2m 이상의 장신 외국인 선수로 인해 토종 센터진이 기회를 잡지 못했던 과거와는 다른 상황이다.
정태균 해설위원은 “농구 규칙이 바뀌면서 경기 속도가 빨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공격과 수비가 수시로 바뀌고 득점이 많이 나면서 팬들이 즐거워할 수밖에 없다”고 평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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