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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 그린 감독 “이게 대명 전력상승 비결”

등록 2018-12-24 15:10수정 2018-12-24 19:29

아이스하키 대명 킬러웨일즈 감독 케빈 콘스탄틴
혹독한 훈련·경쟁 중시 속 승패 떠난 철학 강조
팀 맡은지 2년 만에 한라와 ‘맞수 구도’ 형성
30일 종합선수권서 한라와 국내대회 맞대결 자신감
국내 실업 아이스하키의 신흥 강호 대명 킬러웨일즈 선수들(붉은 색 유니폼)이 지난달 안방인 인천선학국제빙상장에서 안양 한라와 2018~2019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경기를 펼치고 있다. 대명 구단 제공
국내 실업 아이스하키의 신흥 강호 대명 킬러웨일즈 선수들(붉은 색 유니폼)이 지난달 안방인 인천선학국제빙상장에서 안양 한라와 2018~2019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경기를 펼치고 있다. 대명 구단 제공

수학과 철학. 두 단어가 그를 압축적으로 설명한다.

숫자와 그래프로 설명하고, 승리보다는 인생의 지혜를 설파한다. 그런데 팀은 1년반 새 확 달라졌다. 2018~2019 한·중·러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에선 국내 최강 안양 한라와 정규리그 3승3패로 ‘맞수 관계’를 형성했다. 대명 킬러웨일즈의 사령탑 케빈 콘스탄틴(60) 감독 이야기다.

21일 대명의 안방 인천선학빙상장에서 만난 그에게 팀 전력 상승의 배경을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는 펜을 빌린 뒤 피라미드를 그렸다. “피라미드가 집이라면 기초에서는 선수들이 부지런히 뛰고 상호 경쟁을 펼쳐야 한다. 그 다음 감독이 디테일과 계획을 갖춰야 하고, 그 윗 단계에서는 선수들이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데, 몸보다는 생각의 속도가 중요하다. 정점에서는 선수들이 ‘자신만의 게임’을 보여야 한다.” 자신만의 게임에 고개를 갸우뚱하자, “선수마다 장점을 극대화해야 한다. 그게 팀을 위한 길”이라고 덧붙인다.

케빈 콘스탄틴 대명 킬러웨일즈 아이스하키팀 감독이 지난 21일 인천선학국제빙상장 사무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케빈 콘스탄틴 대명 킬러웨일즈 아이스하키팀 감독이 지난 21일 인천선학국제빙상장 사무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창단 1년 된 대명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콘스탄틴 감독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세너제이 샥스, 피츠버그 펭귄스, 뉴저지 데블스를 맡았던 지도자다. 그가 20년 전 도입한 비디오 분석 방식은 현재 엔에이치엘 전체 팀으로 퍼졌다. 콘스탄틴 감독은 “고등학교 때 수학은 전교 5등 안에 들 정도로 나쁘지 않았다. 대학은 공학계열이어서 그런지 꼴찌권이었지만 일찍부터 숫자와 그래프, 비디오를 활용하는 데 익숙했다”고 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선수들의 평가도 그래프로 설명했다. “혹독한 요구에 선수들이 처음엔 덤덤히 받아들이다가 2~3년 지나면 미워할 것이다. 그런데 그 이후 나를 좋아한다면 믿겠나?” 실제 그는 “선수들이 아무리 열심히 훈련한다고 생각해도 80%가 최고 수준이다. 나는 앞에서 지켜보면 100%까지 끌어내도록 한다”고 말할 정도로 엄격하다. 이런 강훈련 아래 황두현(23) 정종현(23) 이호성(25) 서영준(25) 김형겸(24) 등 신예 선수들은 한 차원 성숙해 지금은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코칭의 방법엔 디테일이 물씬 풍긴다. 그는 “경기를 보고 즉각 코치하는 지도자가 있고, 경기를 보고 비디오를 돌려본 뒤 코치하는 지도자가 있다. 나는 경기를 보고 비디오도 보고 기록을 검토한 뒤 선수들한테 내 생각을 얘기한다”고 소개했다.

케빈 콘스탄틴 감독이 팀 경기력을 설명하기 위해 그린 피라미드.
케빈 콘스탄틴 감독이 팀 경기력을 설명하기 위해 그린 피라미드.

콘스탄틴 감독 뒤에는 평창올림픽 몇해 전부터 상무팀의 운영을 책임졌고 2016년엔 직접 팀을 창단한 대명그룹 서준혁 부회장이 있다. 한국 선수들이 세계적인 지도자 아래서 새로운 경험을 하기를 바랐던 서 부회장의 기대는 맞았다.

그러나 국내 선수의 성장과 팀 성적 사이엔 미묘한 부분이 있다. 콘스탄틴 감독은 “팀 성적을 내는 동시에 한국 선수들에게 수준 높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외국 선수들의 영입이 필요하다. 토종 선수에게 더 많은 기회를 열어놔야 하는데,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3년 계약 기간 중 2년 차에 접어든 콘스탄틴 감독은 아시아리그 플레이오프 첫 진출을 위해 뚜벅뚜벅 나아가고 있다. 24일 현재 대명은 아시아리그 선두 한라(46점)에 4점 뒤진 4위(42점)다. 선수들은 그동안 ‘높은 벽’이었던 한라를 만나도 주눅 들지 않는다. 22일 아시아리그 한라 원정 1차전 패배(4-5) 뒤 23일 2차전 승리(2-0)를 거뒀다. 30일 강릉에서 예정된 종합선수권대회 4강전에서는 한라와 맞설 가능성이 크지만 선수들의 자신감은 넘친다.

콘스탄틴 감독은 “그동안 700명의 제자를 가르치면서 승패에 집착하지 않았다. 나의 코칭 목표는 선수들이 하키를 통해 인생을 배우는 것이다. 나로 인해 그들의 인생이 달라지고, 긍정적으로 바뀐다면 좋겠다”고 했다. 코칭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인천/글·사진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케빈 콘스탄틴 감독이 햇수가 지남에 따라 자신에 대한 선수 평가가 어떨지 그려본 그래프.
케빈 콘스탄틴 감독이 햇수가 지남에 따라 자신에 대한 선수 평가가 어떨지 그려본 그래프.

케빈 콘스탄틴 감독이 그동안 가르친 제자들이 인생의 어떤 위치에 있을지 그린 분포도.
케빈 콘스탄틴 감독이 그동안 가르친 제자들이 인생의 어떤 위치에 있을지 그린 분포도.

케빈 콘스탄틴 감독이 그려본 대명 킬러웨일즈의 창단 3년차 목표.
케빈 콘스탄틴 감독이 그려본 대명 킬러웨일즈의 창단 3년차 목표.

케빈 콘스탄틴 감독이 그린 각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외국인 선수 비중 표.
케빈 콘스탄틴 감독이 그린 각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외국인 선수 비중 표.

케빈 콘스탄틴 감독은 제자들이 나이가 어릴수록 성장 속도가 가파를 것으로 예견했다.
케빈 콘스탄틴 감독은 제자들이 나이가 어릴수록 성장 속도가 가파를 것으로 예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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