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2018 평창겨울올림픽 당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왕따 주행’ 논란에 휘말렸던 김보름(26·강원도청)이 대표팀에서 노선영(30)한테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보름은 11일 <채널A> ‘뉴스A 라이브(LIVE)’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0년 선수촌에 합류했는데 그때부터 지난해까지 (노선영한테) 괴롭힘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훈련 중 코치가 ‘30초 랩 타임으로 뛰라’고 해서 그에 맞춰서 뛰면 (노선영이) 천천히 타라고 소리를 지르며 훈련을 방해했다”며 “쉬는 시간에 라커룸이나 숙소에서 따로 방으로 불러 폭언을 한 적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선수끼리 견제는 있을 수 있지만 다른 선수의 경기력에 영향을 주는 것은 견제가 아니라 피해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괴롭힘 때문에 대표팀에서 들어가서 기량이 좋아지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김보름은 ‘감독이나 코치한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지도자들에게 여러차례 얘기했고, 지도자들이 노선영을 불러 지적도 했다”며 “그러나 (노선영은) ‘왜 김보름 편만 드느냐’고 반박해서 해결이 안 됐다. (이 때문에) 지도자들도 그냥 참으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보름은 대표팀이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팀추월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김보름이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따로 훈련했으며 팀내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는 노선영의 과거 주장을 모두 반박했다.
김보름은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훈련한 것은 태릉 빙상장에서 대회가 열려 태릉에서 훈련할 수 없었던 5일 뿐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노선영의 주장과 달리 “노선영이 마지막 바퀴 마지막 주자로 뛰는 팀추월 작전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손발을 맞춘 작전이며, 평창올림픽 경기 당시 노선영이 뒤에 처졌다는 사실을 앞 선수들에게 신호로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보름은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와 관련해 “감사에서도 괴롭힘 사실을 말했다”며 “올림픽이 끝난 지 1년이 지나 이제는 말할 때가 됐고, 앞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데 있어서 국민과 팬에게 쌓인 오해를 풀어가고 싶어서 (방송에) 나오게 됐다”고 했다.
김보름은 또 “지난 1년간 단 하루도 평창의 악몽과 고통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고, 진실을 밝히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용기를 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선영은 채널A쪽에 “할 말이 없다”, “(내가 한 말은) 거짓말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팀추월 ‘왕따 논란’은 지난해 2월 평창겨울올림픽 당시 여자 팀추월 8강전에서 노선영이 나머지 두 선수와 크게 뒤처진 채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불거졌다. 여기에 김보름이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노선영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당시 김보름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와 수십만명이 서명하는 등 국민적 공분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후 문체부는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한 감사 결과 고의적인 왕따는 없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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