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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농구스타’ 박찬숙, 고교졸업 후 40년 만에 대학 졸업

등록 2019-02-27 09:44수정 2019-02-27 19:22

1978년 숭의여고 졸업 후 실업 진출
4년 장학생으로 서울문화예대 ‘학사모’
현재 WKBL 경기본부장으로 활동
학사모를 쓰고 학위증과 공로상패를 들어 보이는 박찬숙 본부장. 왼쪽은 딸 서효명 씨, 오른쪽은 이의수 지도교수. 박찬숙 본부장 제공
학사모를 쓰고 학위증과 공로상패를 들어 보이는 박찬숙 본부장. 왼쪽은 딸 서효명 씨, 오른쪽은 이의수 지도교수. 박찬숙 본부장 제공
“이 나이에 주책인가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혹시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농구의 은메달을 이끌었던 박찬숙(60)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경기운영본부장이 대학교 졸업식에서 학사모를 썼다. 1978년 숭의여고를 졸업한 뒤 무려 41년 만이다.

박찬숙 본부장은 지난 23일 서울 서대문구 서울문화예술대학교 학위수여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심한 감기몸살로 병원 신세를 지면서 26일 졸업장과 공로상을 받았다. 그것도 4년 내내 장학금을 받았고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박 본부장은 2015년 고려대 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지만 학사 과정을 차근차근 밟기 위해 서울문화예술대 사회체육학과 14학번으로 입학했다. 그는 “1978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태평양화학에 입사했다”며 “그때는 다들 당연히 그렇게 가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대학교 진학을 생각한 적도 없었다”고 했다.

박 본부장은 “세월이 지나면서 계속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같은 학과 학생들이 자식뻘이라 실기 시험 등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잘 버텨냈다”고 뿌듯해했다.

동료 학생들은 자식뻘이고 지도교수도 운동 후배였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은 남달랐다. 그는 “내가 많이 부족하다 보니 내가 조금 아는 분야 이외의 것은 더 배워야겠다는 마음이 큰 편”이라고 했다.

최근 체육계에는 중·고등학교 운동선수들에 대해 공부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반면 야구, 축구 등의 인기 종목에서는 고등학교만 마치고 곧바로 프로로 뛰어드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기도 하다.

박 본부장은 이에 대해 “중고등학교 학생 선수들이 공부를 함께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다만 운동선수들이 돈을 벌 수 있는 시기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당장 선수로 활동해야 할 때는 하고, 대학교 공부는 조금 늦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우리 집도 아들이 모델인데 대학을 안 갔다”며 “젊은 나이에 자기 일 때문에 바쁘면 거기에 전념하면서 돈을 벌고, 그러고 나면 마음에 여유도 생기고 배움에 대한 필요성도 느끼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박 본부장은 “나도 이 나이에 한 것처럼 요즘은 늦게라도 대학 공부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잘 돼 있다”며 “내 경우도 다른 운동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돼서 늦더라도 더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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