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혜가 31일 강원도 영월스포츠파크에서 열린 1차 한국실업테니스연맹전 여자단식 결승에서 국가대표 정수남을 상대로 리턴샷을 하고 있다. 한국실업테니스연맹 제공
파워가 크게 부족한 한국 여자테니스계의 갈증을 풀어줄 기대주가 마침내 떴다. 올초 여자테니스 명문 중앙여고를 졸업한 만 19살 이은혜(NH농협은행)다.
그는 한국 여자선수로는 보기드문 폭발적인 스트로크를 앞세워 국가대표 이소라·정수남 등 국내 정상급 스타들을 연파하고 실업무대 첫 우승 감격을 누렸다. 31일 강원도 영월군 영월스포츠파크에서 끝난 2019 제1차 한국실업테니스연맹전 여자단식에서다.
이은혜가 국가대표 정수남을 2-0으로 가볍게 누르고 우승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한국실업테니스연맹 제공
이은혜는 이날 결승에서 정수남(23·강원도청)을 맞아 세트스코어 2-0(6:2/6:1) 완승을 거뒀다. 이은혜는 박소현(중앙여고 중퇴) 등과 여고 랭킹 1, 2위를 다투던 유망주. 운동선수 출신 부모로부터 재능을 물려받았으며 1m71, 78㎏의 단단한 몸집에서 나오는 대포알 같은 스트로크가 주 무기다. 지난 2015년 중학생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국내 최고 권위의 주니어 테니스대회인 장호배에서 여자단식 정상에 올라 테니스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은혜가 이번에 가볍게 물리친 정수남은 지난해 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 여자단식 챔피언으로 올해 여수오픈에서도 여자단식 정상에 오른 국내 최강자다. 이은혜는 앞선 8강전에서는 이소라(25·인천시청)를 2-0(6:4/6:2)으로 제쳐 파란을 일으켰다.
김동현 농협은행 감독은 “그동안 은혜가 발리 등 세기가 부족했는데, 팀에 들어와 노상우 새 코치로부터 훈련을 받으면서 기량이 업그레이드됐다. 쟁쟁한 국가대표 선배를 물리치고 시즌 초반 우승해 앞으로 기대해볼 만하다”고 칭찬했다.
이은혜는 지난해 농협은행의 주니어 육성 프로그램에 따라 연간 3000만원씩 지원받는 등 든든한 후원자를 얻었으며, 올해 본격 실업팀에 입단해 신흥강자로 떠올랐다. 그는 이번 우승을 발판으로 4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국제테니스연맹(ITF) 서킷대회에 출전하는 등 국제무대에 적극 출전해 세계랭킹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남자단식 결승에서는 남지성(26·세종시청)이 나정웅(27·대구시청)을 2-1(4:6/6:4/6:0)로 누르고 우승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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